삼성 2년차 외야수 오정복(24)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부모님에게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반드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정복은 플레이오프 기간 내내 그라운드가 아닌 2군 훈련장인 경산 볼파크로 출근을 했습니다. 지난 3일 플레이오프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가진 청백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죠. 오정복은 청백전에서 2회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린 뒤 3루까지 뛰다 오른 발목이 크게 돌아가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오정복은 "발이 돌아갔을 때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는데…. 내게도 이런 시련이 올지 몰랐다"고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사실 삼성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데는 오정복의 숨은 공이 컸습니다. 오정복은 올해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1리 7홈런 36타점 39득점을 올리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습니다. 적장 김경문 두산 감독까지 "홍성흔 보다 더 오버하는 선수다. 그러나 오정복의 파이팅으로 인해 삼성 팀 컬러가 재미있게 변했다"며 칭찬할 정도였습니다.
부상을 당하는 순간 눈물을 쏟았던 오정복은 내년에는 반드시 가을잔치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열심히 재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또 집에 돌아가서는 동료들의 플레이를 중계 화면으로 지켜보면서 뛰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훈련을 마치면 집으로 열심히 TV를 보면서 응원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 것을 꼼꼼히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내 부주의로 인해 부상을 당해 감독님과 선수단에 미안할 뿐이다."
올해 생애 첫 가을무대 경험을 놓친 오정복은 한때 실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가을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오정복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내년 시즌을 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씩씩하게 웃었습니다.
'내년에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출전 기회를 잡으면 느낌이 어떨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짧고 굵게 답을 했습니다. "엔트리에만 포함된다면 올해 못한 부분까지 이를 악물고 할 겁니다. 1년만 기다려 주세요."
대구=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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