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대 세습을 둘러싼 진보 진영 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진보신당 차기 대표인 조승수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 “어떤 다른 논리로 설명을 한다 하더라도 (북한 세습 논란에 대해) 발언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솔직하지 못한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북의 권력구조를 언급하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는 급격히 악화된다. (세습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며 선택”이라고 했던 부분을 꼬집은 것이다. 진보신당은 기본적으로 ‘3대 세습이 북한 내정이긴 하나 국민 정서나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돼 문제’라는 비판적 입장이다.
이에 앞서 진보 진영의 대표적 논객인 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는 “외교관계를 위해 체제 비판을 삼가자는 것은 오류”라고 이 대표의 논리를 공박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 역시 “진보라면 한 체제를 그 체제의 다수 민중의 입장에서 봐야지 지배계급이나 지배자 입장에서 봐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민노당은 세습 사실 공개 직후인 지난달 29일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는 논평을 냈다. 이후 비판이 쏟아지자 이 대표가 블로그에 글을 올려 “모두 북한에 비난을 쏟아내는 시점에 진보정당까지 북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다며 갈등상황을 더해야 하느냐”라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은 양당 간 통합 전망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과 민노당의 2008년 2월 분당도 북한에 대한 관점 차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조 의원은 “이번 기회에 그 동안 터부시됐던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는 절차들이 진보진영 단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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