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외교부 개혁과 관련해 조직 문화의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인맥과 외무고시 기수를 중시하는 외교부의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외교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이번 특채 논란을 제도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되고 제도를 실행하는 사람과 조직 문화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어 “폐쇄된 조직 문화를 개혁해야지 특채를 줄이고 다시 외무고시 출신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즉 특채와 같은 융통성 있는 채용으로 전문 인재를 영입하되,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야 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가령 외교부가 채용할 때 공익과 인류를 위해 봉사한 경험을 중시하는 것도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외교부는 장기간 고여 있는 물과 같은 상태”라며 “새로운 인력을 영입해 조직 문화를 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이 외교부 국감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의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비율은 19.2%로 15개 행정부처 평균 1.6%의 10배에 달했다. 실무 인원보다 관리직이 많은 역피라드형 인력구조에다 수직적 명령체계가 강하게 남아있다 보니 상사들의 편법 행위를 막기가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인사권자의 재량 축소와 능력 위주의 인사평가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이번 문제는 장ㆍ차관이 재량 범위를 넘어서 전횡을 일삼은 데 있다”며 “제도 정비를 통해 지연, 혈연, 학연 등에 따른 외교부 인맥 문화도 함께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위상과 역량 강화를 위한 주문도 있었다. 김 의원은 “행정 인원과 활동비 부족, 외국과의 네트워킹 역량 부족을 호소하는 해외공관이 많다”며 “정부와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운용할 때 급변하는 국제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외교부와 해외공관의 사정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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