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향후 10년간 인류사회를 지배할 글로벌 이슈로 ▦기후변화 ▦가난 ▦여성 등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기후변화는 인류의 번영과 생존을 좌우할 중대 문제로 전 인류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후변화가 몰고 오는 불확실성의 핵심은 물에 있다. 화석연료의 과도한 소비에 기반한 현대문명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켰고 온난화에 따른 극심한 기후의 변동성은 홍수와 가뭄을 번갈아 선사하며 인류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금년 추석연휴 기간 중 집중 호우로 인한 서울의 물난리, 지난 8월 수천명의 사망자를 낸 파키스탄의 폭우, 그리고 중국 간쑤성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까지 지금 지구촌 곳곳이 ‘물폭탄’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홍수뿐 아니라 가뭄과 물 부족 또한 인류를 위협하는 재앙이 되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연평균 기온이 1℃ 높아질 때, 농업용수가 10% 더 필요하고, 가뭄발생 기간이 3.4배 증대돼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16.7억㎥의 물 부족이 전망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가뭄 증대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러시아는 금년에 가뭄으로 곡물수확량이 감소하여 수출을 중단하였다.
이와 같은 지구환경의 변화로 21세기 물산업은 ‘블루골드(Blue gold)’로 불려지고 있다. 물 산업이란 수자원의 개발과 용수처리 및 공급과 관련된 산업으로, 그 규모는 2008년 354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에는 8,650억달러로 증대될 전망이다.
세계 여러 나라들은 이미 물 시장을 향후 신 성장 동력으로 삼고 경쟁력 강화와 세계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베올리아(Veolia)등 유럽에 기반을 둔 다국적 물 기업들은 축적된 경험과 기술로 이미 세계 곳곳의 물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들 다국적 물 기업들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진출해서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은 자국의 물 산업 경쟁력강화 및 세계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정책적으로 자국 기업을 육성·지원하고 있다.
동남아 등 신흥 개발국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은 한강 등 잘 정비된 우리나라의 하천과 물 관리 인프라를 둘러보면서 부러움을 금치 못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이제 우리가 나아갈 길도 분명하고, 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산업의 프로세스와 효과가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한 물산업의 특성에 걸맞도록,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서로 연계시켜 해외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시너지를 창출할지 가 문제다.
그 동안 국내 물 시장은 규모가 한정되고, 공공분야에서 운영관리와 물 공급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민간 기업들의 경험과 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사업계획, 시공, 운영관리, 자금조달 등 전체 사업수행과정에 대한 물 종합서비스 형태로 사업이 발주되는 추세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역량을 갖춰온 K-water와 민간기업이 협력을 통해 사업개발과 수주역량을 강화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까지 결집된다면, 세계 곳곳에서 ‘물로 더 안전하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윤병훈 K-water 해외사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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