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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석/ 경찰특공대 방문 일정 쫓겨 '대충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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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석/ 경찰특공대 방문 일정 쫓겨 '대충대충'

입력
2010.10.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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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으니 답변은 서면으로 제출해주세요”

12일 서울경찰청 15층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장. 정해진 질의시간을 넘기면서까지 피감기관의 기관장을 몰아붙이고 질타하는 여느 국감장과는 분위기가 확 달랐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시작한 국감에서 22명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각자 5분 정도만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질문에 5분을 다 써버린 한 의원은 아예 서면으로 답을 요구기도 했다. 오후 12시40분께 오전 질의를 끝낸 국감은 점심식사 후 오후 2시 속개해 1시간40분 만에 끝이 났다.

서울경찰청 국감이 이처럼 속전속결로 끝난 이유는 이날 오후 경찰특공대 방문 일정이 잡혔기 때문. 여기에는 의원들이 경찰특공대의 G20 정상회의 대테러 진압훈련을 시찰하고 특공사격과 레펠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까지 들어있다. 이 일정에 맞추기 위해 안경률(한나라당) 행안위원장이 국감 모두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의원님 한 분당 5분씩만 질의 및 답변시간을 가져달라”고 특별 주문했고 소속 의원들도 위원장의 말을 충실히 따랐다.

이러다 보니 의원들의 질의내용도 경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G20 정상회의에 따른 교통통제와 야간옥외집회 금지여부 등 집시법 개정 관련한 여야간 논쟁이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부실했다. 더욱이 이 문제는 이미 본청인 경찰청 국감에서도 다뤘던 사안이다. 의원들이 야전사령부격인 지방청에서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은 범죄빈도 증가 등 부실해진 민생치안문제지만 자료만 내고 마는 식으로 넘어갔다.

헐렁한 국감이 겸연쩍고 민망했던지 민주당 김충조 의원은 “5분 동안에 질의를 마치라고 하니 마음이 촉박하고 답답해 안타깝다”며 “이런 식으로는 질의 자체가 의미 없는 것 같다. 모양새가 안 좋으니 위원장은 참고 바란다”고 자아비판을 하기도 했다. 경찰특공대 방문이 얼마나 대단한 일정이길래 국감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하고 마는지 의원들의 속내가 궁금하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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