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북구 오룡동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의 핵심설비 라인내 냉장고 금형 코너. 이 곳에 있는 거대한 콘테이너 박스 형태의 최첨단 장비에선 두꺼운 직사각형(가로ㆍ세로 4*5) 모양의 쇳덩어리를 냉장고 안에 사용되는 야채박스 모양으로 쉴 새 없이 깎아내려 갔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2.5초. 똑같은 제품 완성에 걸렸던 기존 생산 공정에 비하면 2배 이상 빨라진 속도다.
공장 안내를 맡은 이상훈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제조기술센터 상무는 "신기술 공법 적용으로 제품 생산력을 극대화 하는 한편, 차별화된 친환경 디자인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금형 기술의 핵심 연구소답게, 이미 TV 테두리 금형 생산시간은 종전 94초에서 47초로, 세탁기에 사용되는 통돌이 원형도 83초에서 37초로 각각 단축해 놓은 상태다.
친환경 생산 공정의 흔적도 눈에 띄었다. 이 센터내 각 공정의 컨베이어 벨트에는 생산과정에서 사용된 공업용수 재활용을 위해 별도의 파이프 라인이 부착돼 있었다.
이날 준공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문을 연 이 곳은 금형기술의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삼성전자의 씽크탱크. 약 1,400억원을 투자, 연면적 1만9,590㎡(5,929평ㆍ지상 2층)로 건립한 이 센터에선 TV와 냉장고, 세탁기, 액정화면(LCD), 프린터 등 중대형 제품에 적용될 금형 신제품 생산을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이 센터에서 ▦금형제작 전 공정 자동화를 통한 생산시간 단축, ▦신공법·신기술 개발로 생산성 향상, ▦고정밀 금형개발을 통한 제품품질 혁신, ▦금형 관련 원천 기술 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 과정에서 확보된 기술과 노하우를 협력사와 공유, 세계 최고 수준의 금형 업체 배출 노력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 상무는 "협력사의 금형 관련 주요 인력을 위탁교육하고 필요시 기술고문을 파견해 공정개선을 지원하는 등 협력사 금형 인력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이라며 "금형가공장비 운영기술, 금형설계 자동화·금형생산 정보관리 시스템 등 생산성 혁신기술 등을 협력사에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센터에 2012년까지 200억원을 추가 투자, 최첨단 장비를 보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이 센터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도 병행한다. 전남대와 한국폴리텍대 등과 금형 관련 맞춤형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채용으로까지 연결시켜, 지역 소재 대학생의 취업기회 확대와 우수 금형 인력 육성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 주요 대학 및 연구소들과 함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산학과제 추진도 진행할 예정이다. 영호남 화합에도 기여함은 물론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이날 기념사에서 "우수한 금형기술은 제품의 경쟁력, 더 나아가서는 사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역량"이라며 "정밀금형개발센터 준공을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금형기술을 확보해 협력사와 그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지역 내 산ㆍ학ㆍ연 협업을 통해 '금형 클러스터'를 활성화함으로써 동반성장의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축사에서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공장에 이어 정밀금형개발센터를 광주에 건립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금형 산업은 모든 제조업의 기초가 되고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인 만큼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를 중심으로 금형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면 우리 지역이 세계 최고의 정밀금형 허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광주=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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