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4-2 7-2 7-7 8-7
환호와 희열은 탄식과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승리의 여신은 끝까지 한쪽의 손을 쉽게 들어주지 않았다. 팬들은 후반까지 이어지는 피 말리는 접전에 번갈아 가며 환호와 탄식을 내뱉었고, 양팀 덕아웃은 9회 마지막 아웃 카운트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4차전까지 1점차 명승부가 펼쳐진 2010프로야구 플레이오프의 최종 승자는 5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삼성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7의 1점차 신승을 거두고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양팀은 12일 하루를 쉰 뒤 13일 삼성의 안방인 대구로 장소를 옮겨 5차전을 벌인다. 두산은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오른손 외국인 투수 켈빈 히메네스를, 삼성은 새로운 왼손 에이스 차우찬을 선발로 투입할 전망이다. 1차전 선발로 나와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차우찬은 4차전에 중간 계투로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한편 지난해까지 5전3선승제로 벌어진 20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간 경우는 모두 8차례로, 이 중 1차전과 4차전을 이긴 팀은 4번 모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통계만 보면 플레이오프에 선착했던 삼성이 유리한 셈이다.
초반 대량 실점이 아쉬운 두산
전날 연장 11회 혈투 끝에 대역전승을 거뒀던 두산은 경기 초반 어이없는 실수로 너무 쉽게 점수를 내줬다. 3회초 선발 홍상삼이 무사 1ㆍ2루에서 김상수의 투수 앞 번트 타구를 잡아 3루에 악송구한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홍상삼은 계속된 무사 2루 위기에서 조동찬의 초구 기습 번트 타구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해 안타를 내주며 추가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2-4로 추격한 5회초에는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선우와 포수 양의지가 2사 만루 위기에서 진갑용과 신명철 타석에서 패스트볼과 폭투를 범하며 허탈하게 2점을 내준 후 이영욱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두산은 7회에도 대거 5점을 뽑아 극적으로 동점에 성공했지만 8회초 곧바로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벼랑 끝에 선 선동열 감독의 용병술 성공
1승2패로 몰린 선동열 삼성 감독은 4차전에서 타선을 대폭 수정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2년차 김상수를 톱타자로 올리고, 팀내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박한이를 중심 타선인 3번에 배치했다. 이어 최형우와 박석민을 기용하고 3차전서 대타로 나와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린 왼손 조영훈을 6번으로 선발 투입했다.
박한이는 8회 결승타 포함, 천금 같은 희생 플라이 2개와 2안타를 만들어내며 1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MVP(상금 300만원) 영광을 안았다. 최형우와 박석민은 2안타 2득점을 합작했고, 조영훈은 2안타에 알토란 같은 볼넷 2개를 얻어 내며 공격을 뒷받침했다.
치열한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리다
양팀은 3차전에 이어 이날도 모두 16명(두산 9명, 삼성 7명)의 투수를 총동원했다. 삼성은 어떻게든 5차전으로 끌고 가기 위해 선발 투수인 차우찬과 배영수까지 호출했고, 두산은 7회말 7-7 동점에 성공한 후 고창성-왈론드-임태훈 등 필승 계투조를 투입했다. 경기 초반부터 양팀 사령탑의 마운드 운용 벤치 싸움은 치열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초반 스코어가 크게 벌어지자 5차전을 고려해 선발 김선우를 투입하는 등 불펜을 최대한 아꼈고, 5차전을 기약할 수 없는 선동열 감독은 중반부터 차우찬-권오준-정현욱-이우선 등 가용 인원을 총동원했다. 치열한 마운드 싸움은 결국 8회 갈렸고, 선 감독은 2차전 선발 배영수를 마무리로 투입해 승리를 매조지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잠실=이승택기자 lst@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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