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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쓰레기로 뒤덮이는 단풍놀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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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쓰레기로 뒤덮이는 단풍놀이철

입력
2010.10.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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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는 늦었지만 설악산 대청봉을 시작으로 산야가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비가 많았던 데다, 별났던 여름 더위와 달리 9월 하순부터는 기온이 예년을 밑돌 정도로 기온차나 일교차가 컸던 덕분인지 올 단풍은 유난히 곱다. 수도권의 공원이나 주택가의 화살나무나 단풍나무 등도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본격적 단풍놀이 철을 맞아 유명 단풍관광지 관리 당국이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한동안 나아지나 싶던 행락질서, 특히 말끔한 쓰레기 처리 습관이 최근 급격히 후퇴한 때문이라고 한다.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은 오랫동안 부산 해운대 백사장이 대표적 예로 거론됐다. 워낙 많은 피서객이 몰리다 보니 미처 뒷정리에 신경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여름 강릉 경포대 백사장을 비롯한 동해안 해수욕장의 쓰레기 더미는 새로운 문제의식을 일깨우기에 족했다. 여름 휴가철에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는데도 쓰레기 문제는 유독 심각해졌다. 주된 수요자인 젊은 세대의 공중도덕 의식이 구세대에 비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퇴행하고 있음을 세상에 알렸다.

해수욕장만이 아니었다. 피서지로 통하는 전국의 주요 도로에 마구 버려진 쓰레기는 골칫거리였다. 그나마 고속도로는 통행료 일부를 떼어 쓰레기 처리 인력을 투입할 수 있지만 쓰레기 무단 투기가 주로 행해지는 국도나 지방도는 말 그대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이런 퇴행은 올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 거리응원전에서 이미 확인됐다. 2002년 6월의 거리 응원전 때와는 달리 현장에 널브러진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산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해변이나 길가의 쓰레기보다 더욱 심각하다. 치우는 노력과 비용이 이만저만하지 않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이나 산림청의 '쓰레기 비상'도 그리 미덥지 못하다. 행정의 계몽과 권고는 상응하는 행동변화를 부를 정도의 심리적 압력으로 작용하기 어렵다. 행락객의 분명한 의식 변화가 전제돼야만 가능하다. 자발적 변화가 어렵다면 사회적 감시 압력이라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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