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을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4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2분기보다 매출은 다소 증가(5.6%)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4.2% 줄어든 것. 반도체 LCD 등 주요 제품의 시세하락 탓도 있지만,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 12일 발표될 포스코의 3분기 실적 전망치(국내 10개 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8조4,000억원에 영업이익 1조2,000억원. 전 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한 자릿수 정도 늘어나나 영업 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또한 환율하락 영향이다.
글로벌 환율전쟁의 후폭풍이 한국경제를 뒤덮을 조짐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겨냥한 미국의 약(弱)달러 공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마침내 기업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연쇄적인 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19면
일본 노무라 증권은 한국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0%에서 5.9%로 낮춰 잡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의 성장률 하향조정 이유는 수출악화. 선진국 경제부진에 환율하락까지 겹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둔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내외 전망기관을 통틀어 금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라 증권은 연말 환율을 1,075원까지 예상하면서 내년 성장률 역시 4%에서 3.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이미 3분기부터 환율하락의 여파를 체감하고 있는 상황. 현대차나 SK에너지 등 국내 주력 수출기업들 역시 영업이익을 줄어든 3분기 실적을 곧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금 이후다. 3분기까지 환율은 그래도 우리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환율 전쟁의 영향이 원ㆍ달러 환율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9월 중순 이후여서 4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케이슈어)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 손익분기점은 ▦대기업 1,090원 ▦중소기업은 1,134원으로, 중소기업의 경우 이미 마지노선을 넘어선 셈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직접적인 채산성 악화도 문제지만 환율하락을 빌미로 대기업들이 또다시 손실을 협력업체에 전가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쟁국 환율이 동반 하락하는 만큼 그 영향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전반적 경제흐름상 부정적 요소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환율하락이 가속화할 경우, 성장률 하향조정과 거시정책에 대한 재조정 등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