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할 거예요. 집시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요. 무대에서 등을 보이면 안 된다는 게 계속 신경 쓰여요.” 리허설을 마친 장재인이 ‘슈퍼스타K 2’의 안무와 댄스를 맡고 있는 윤철현 트레이너와 무대 콘셉트 및 동선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노래를 부르다가 중간에 피아노를 치는 퍼포먼스가 있는데, 동선이 매끄럽지 않은 모양이다.
존 박은 윤 트레이너로부터 노래를 부를 때 우는 표정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본인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 매회 케이블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 생방송(밤 11시)을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아직 4,000여석의 객석은 텅 비어 있었지만 ‘톱 4’에 오른 존 박, 장재인, 허각, 강승윤의 리허설 무대만으로도 열기가 넘쳤다. 오후 4시부터 세 시간 넘게 진행된 1차 리허설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잠깐의 휴식을 즐기는 톱 4를 만나봤다.
대기실에 들어서자마자 장재인은 메이크업을 고치느라 분주했고, 존 박은 배가 고픈 듯 과자 봉지를 집어 들었다. 허각과 강승윤은 스태프들과 얘기를 나눴다. 겉 모습은 프로 못지않게 여유 있어 보였지만, 기자와 마주하고 질문을 받자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긴장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심사위원들의 노래를 재해석한 불러야 하는 이날 무대에서 존 박은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를 택했다. 그는 “몰랐던 노래”라고 했다. “원곡을 처음 듣고 리듬감이나 그루브가 저에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중저음인 제 목소리가 가진 색깔을 잘 드러내면서 가창력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준비했습니다.” 7주간의 합숙생활 중 가장 기뻤던 때는 “톱 11이 처음 생방송 무대를 준비했을 때”라고 했다. 제일 힘들기도 했지만 가장 설레고 기억에 남는다고. 최종 우승 후보로는 장재인을 꼽았다. “재인이는 음악성도 훌륭하고, 무대에 서든 대화를 하든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소화한 강승윤은 이날 자신의 리허설 무대에 50점을 주며 “매사에 스스로에게 인색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눈 화장을 한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느냐는 물음에 “평소에 돌아다닐 때도 가끔 화장을 한다”고 답했다. 실제 무대와 똑같이 진행하는 리허설에서 그는 ‘탈락자’ 역할을 맡았다. “리허설 때 탈락해 봤으니 실전에서 떨어져도 덤덤해질 수 있겠죠.”(그는 아쉽게도 이날 생방송 무대에서 탈락했다.)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를 부른 허각은 “가사 외우는 게 중학교 사회 시간 이후로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노래방에선 쉽게 부르던 노래인데, 노래의 흐름에 따라 다른 감정을 실어야 돼 어렵게 다시 배웠어요.” 이승철은 “처음부터 바이브레이션 넣으면 뽕필이 난다”는 조언으로 그를 긴장시켰다. 허각은 최근 2004년 ‘진실게임’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거기 출연하고 몇 달 후에 군대에 갔어요. 다시는 노래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평범하게 환풍기를 고치며 살다가 (슈퍼스타K)시즌1을 놓쳤어요.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시즌2에 도전했죠.”
메이크업을 고친 장재인과 마주 앉았다. 엄정화의 ‘초대’를 택한 그는 “전날까지만 해도 무대 콘셉트에 대한 의견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면서 “내 스타일 대로, 내가 해석한 대로 불러야겠다”고 했다. 자신의 리허설 무대에는 75점을 줬다. 노래를 부를 때 음정이나 박자보다 감정을 전달하는 데 무게를 두는 그의 결론. “무대를 더 즐겨야 돼요. 완전.” 매번 탈락자들과 헤어질 때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렸던 그는 “혼자 지내는 게 익숙했는데 ‘슈퍼스타K 2’를 하면서 외로움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여기서 나가면 다시 혼자여야 한다는 외로움이요. 저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한 명 한 명 떠날 때마다 너무 힘들고 아쉬워요.”
한편 제작진은 15일 밤 11시 방송하는 존 박, 허각, 장재인 등 ‘톱 3’의 경쟁 무대에서 이들이 부를 노래를 시청자 투표로 결정한다. 투표는 Mnet 홈페이지(www.mnet.com)에서 12일 자정까지 진행한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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