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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고려불화대전-700년만의 해후’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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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고려불화대전-700년만의 해후’ 특별전

입력
2010.10.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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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고려불화(高麗佛畵). 일본,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려불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G20 정상회의와 박물관의 용산 이전 5주년을 기념해 12일부터 11월 2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고려불화대전-700년만의 해후’를 개최한다. 일본에서 27점, 미국과 유럽에서 15점을 대여해오고 국내에 있는 19점을 더해 모두 61점의 고려불화를 전시한다. 비교 감상을 위해 중국 및 일본 불화 20점, 조선불화 45점, 고려시대 불상과 공예품 22점도 같이 전시한다.

13~14세기에 주로 제작된 고려불화는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 화려한 색채와 호화로운 금니(金泥), 유려하면서도 힘있는 선묘(線描) 등으로 당대 동아시아에서 독보적인 미의 세계를 구축했다. 현재 전세계에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 고려불화는 160점 정도. 이 가운데 일본에 130점이 있고, 국내에 있는 것은 20여점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에 전시되는 고려불화 중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될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보기 어려운 유물들이 여러 점 포함돼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일본 센소지(淺草寺) 소장 ‘수월관음도’. 바위에 걸터앉은 모습의 일반적인 수월관음도와는 달리 커다란 녹색 물방울 모양의 신광(身光) 속에 서 있는 모습이어서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한 손에 버들가지를 늘어뜨린 관음보살의 자태는 매우 우아하고 늘씬한 고려 미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오른쪽 아래에 ‘해동승려 혜허가 그렸다’(海東癡衲慧虛筆)는 명문이 남아 있다. 일본에서 ‘양류관음도(楊柳觀音圖)’로 불리는 이 유물은 교과서 등에서 고려시대의 불화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소개된다. 선재동자를 바라보는 관음보살의 연민에 찬 눈길과 몸을 감싼 투명한 사라(紗羅)에 그려진 격자문양이 고려 불화의 섬세함을 잘 보여준다.

일본 네즈(根津)미술관 소장 ‘지장보살도’, 오타카지(大高寺) 소장 ‘관경16관변상도’ 등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유물도 여럿 있다.

고려불화는 아미타불, 관음보살, 지장보살 등 정토계(淨土界) 부처와 보살을 주제로 한 유물이 주류를 이루지만, 이번 전시에는 다른 부처와 보살이 등장하는 유물도 많다. 전시는 등장하는 부처와 보살에 따라 소주제로 나뉜다.

1부 ‘깨달음의 존재, 부처’에서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미타삼존도’를 비롯해 비로자나불, 미륵불, 석가모니불, 약사불 등 다양한 부처를 주제로 한 유물이 전시된다. 2부 ‘중생의 구제자 보살’에서는 수월관음도의 다양한 작품과 지장보살도, 지장시왕도 등을 볼 수 있다. 일본 단잔진자(談山神社)의 ‘수월관음도’는 화려한 금니와 고운 색채가 놀라울 정도로 살아 있다.

3부 ‘수행자의 모습, 나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7점, 외국 소장 3점 등 10점의 나한도가 전시된다. 4부 ‘이웃나라의 불보살’에서는 고려불화에 영향을 준 12~13세기 서하(西夏)불화 3점과 중국, 일본의 불화가 전시돼 고려불화와 비교해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나라국립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독일 베를린동아시아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등 44개 소장처에서 유물을 대여해왔다. 최광식 관장은 “일본의 여러 소장자들을 찾아가 설득해 유물을 대여받을 수 있었다”며 “평소 한두 점 관람하기도 어려운 고려불화를 이렇게 수십 점 볼 수 있는 전시는 앞으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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