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락함에 따라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논의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상반기 대기업들의 사상최대 매출 발표 등과 함께 동반성장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환율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이 발생하면 대기업들이 언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중소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중소기업들은 과거 대기업들이 환율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낮추거나 비용 일부를 떠넘기던 관행이 이번에는 바뀔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자동차부품관련 중소기업 대표는 “정부의 동반성장 대책까지 발표된 만큼 대기업이 돌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동반성장 대책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같은 강력한 규제가 없는 만큼 대기업의 의지가 바뀌지 않도록 정부가 계속 컨트롤(조절)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기업 대표도 “과거 대기업들은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하면 가장 먼저 고통분담을 하자고 해왔다”며 “이번에는 중소기업의 희생만 요구하지 않고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을 함께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동반 해외시장 진출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전자제품 부품관련 중소기업 사장은 “중국업체들은 환율이 비교적 덜 출렁거리는데, 중국업체와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부담스럽다”며 “대기업과는 조율해 나가고 있어 아직은 앞으로의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논의가 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대ㆍ중소기업, 학계 등이 공동으로 동반성장을 위한 논의를 나누고 업종별로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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