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급변사태가 자주 거론되지만, 미국이 그 상황을 이용해 전략적 이득을 챙기려는 일은 없을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58)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11일 오후 서울대 국제대학원 소천국제회의실에서 ‘미국과 동북아,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공개 강연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미국 덴버대 조지프 코벨 국제관계대 학장으로 부임한 힐 전 차관보는 12~14일 열리는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힐 전 차관보는 “한국과 미국이 그같은 급변사태를 이용해 휴전선을 넘거나 미국이 압록강까지 가는 등의 이득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주한미군은 북한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거나 중국에 위기감을 조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중국이 확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권력세습에 대한 촌평도 내놓았다. 힐 전 차관보는 “이런 일을 절대 본 적이 없다. 비슷한 사례를 찾으려면 우리는 중세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를 찾으려면 우리는 중세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의 현재 상황은 오래 유지되지 않을 것이며 한국은 근본적인 변화에 대비해 중국과 긴밀한 대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그는 “6자 회담 진행 당시 북한이 다른 당사국들을 제외하고 미국과 양자회담을 원했을 때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 등 미국 수뇌부는 중국을 꼭 참여시킨 회담을 진행할 것을 권유했었다”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힐 전 차관보는 “막상 회담장에 가니 북한측은 중국도 제외하길 희망해 개인적 판단으로 북한 대표를 만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대화가 이후 북한과 9.19공동성명을 이뤄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힐 전 차관보는 2004∼2005년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했으며 부시행정부 시절인 2005∼2009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지냈다. 오바마 행정부 들어 주이라크 대사를 지낸 뒤 외교관에서 은퇴, 올 9월 덴버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강연회에는 학생과 대학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글ㆍ사진=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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