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시장은 서울광장조례와 낙지 파동 등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에도 시종일관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낙지 머리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시 발표로 직격탄을 맞은 전남 신안군과 무안군 어민들을 대신해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오 시장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작심한 듯 낙지가 담긴 물통을 마이크 옆에 놓고 질의를 시작했다.
이 의원은 "우연히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듯이 오세훈 때문에 불쌍한 낙지 판매 상인이 다 죽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산지도 모르고 샘플 조사를 해도 되는 것이냐, 먹거리 조사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시가 서둘러 발표를 한 것이냐"며 오 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오 시장은 하지만 "낙지먹물이나 내장은 먹지 않는 게 좋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 시장은 오히려 "시보건환경연구원의 기술 수준 등이 식약청 등에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기관 간 분쟁이 계속되면 어민들이 불안해 할까 봐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며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오 시장의 답변을 문제 삼아 "낙지먹물이나 내장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는 것인가"라고 거듭 물었지만 "변함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이날 점심시간에 민주당 의원들과 세발 낙지를 함께 먹으며 잠시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하지만 오후에 의원들의 질타성 질의가 계속되자 오 시장은 "낙지 머리 유해성에 대한 추가 검사 결과를 갖고 있다"고 맞섰다.
서울광장 운영방식을 두고도 민주당 의원들의 집중 공격이 이어졌다. 문학진 의원은 "최근 3년간 서울광장 이용사례의 68%가 시와 정부 기관의 관제 행사였고 이들 행사의 이용 허가율은 99.7%였다"고 지적했고, 장세환 의원도 "공공기관 주관 행사와 문화예술 행사를 우선 순위에 둠으로써 서울광장이 공공기관 홍보광장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외국 대표 광장도 대부분 허가제를 채택하고 있다"며 "신고제를 채택하면 훨씬 더 혼란스러워진다"고 맞섰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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