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 수상자인 중국 반체제인사 류샤오보(劉曉波)는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광을 1989년 6ㆍ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당시 희생된 영령들에게 바친다"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남편 류샤오보가 수감돼 있는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교도소를 방문, 감옥 밖에서 류샤오보를 만난 부인 류샤(劉霞)는 남편이 "교도소 측으로부터 9일 밤 수상소식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류샤의 법률고문이자 톈안먼 시위에 참여했던 반체제인사 양젠리(楊建利)는 이같이 류샤의 얘기를 전한 뒤 10일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류샤의 베이징(北京) 아파트 입구에는 수명의 남자들이 출입을 막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류샤에 대한 즉각적 가택연금 해제를 촉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프리덤 나우도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류샤의 연금 소식을 전하면서 "류샤가 뚜렷한 범죄혐의 없이 자택을 떠나서는 안되고 이동전화도 사용 못하는 조치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당국은 '노벨평화상 후폭풍'을 우려한 강경모드를 풀지 않고 있다. 중국정부는 11일 노르웨이와의 어업장관 회담을 취소했다. 이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11일자 사설에서 "서방국가들의 대(對) 중국 편견 뒤에는 중국 특색의 굴기(崛起)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이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콩시민 20명은 10일 홍콩섬에 위치한 중국 연락판공실(중련판ㆍ中聯瓣) 앞에서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고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샴페인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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