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 캠페인에서 '중국 때리기'가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는데, 그 책임이 상대당 후보에 있다는 내용이다.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환율전쟁'으로 악화한 반중(反中) 감정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오하이오의 잭 스페이스(민주당) 현 하원의원은 공화당 밥 깁스 후보가 일자리를 중국에 넘기는 자유무역 신봉자라고 비난하는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중국을 상징하는 거대한 용이 나타나고 이어 중국말로 깁스에 "고맙다"고 하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웨스트 버지니아의 스파이크 메이나드 공화당 후보는 중국 음악과 마오쩌둥의 사진이 나오는 TV 광고에서 민주당 닉 라할 의원이 풍력 터빈과 관련한 일자리를 중국에 만드는 법안을 지지했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이러한 '중국 때리기'는 소속 당에 관계없이, 또 상ㆍ하원 선거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상대후보를 친중국으로 모는 선거광고를 하는 후보가 최소 29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과 거래하는 미국 기업에 세금감면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여론조사가 최근 공개된 다음부터 본격화했다.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의원의 TV 광고에서는 공화당 샤론 앵글 후보를 "중국에 일자리를 넘기는 기업의 세금감면을 지지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비난한다.
이들 광고는 너무 자극적이어서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 정치인들의 동네북이 된 최근 상황에 대해 선거운동 분석가 에반 트레이시는 "중국은 80년 자동차 시장에 몰려온 일본, 90년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멕시코 같은 악마로 묘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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