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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무의 선비 이야기] <55> 효(孝)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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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무의 선비 이야기] <55> 효(孝)란 무엇인가?

입력
2010.10.11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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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것을 말한다. ‘孝(효)’자는 자식이 노인을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효는 부모 자식 간의 육친애(肉親愛)에서 나온다. 전근대 사회는 부자(父子)의 종적인 축을 기초로 짜인 공동체 사회였다. 따라서 효는 100가지 행실의 근원(孝百行之源)이라 했다. 부자관계는 하늘이 품부한 생래적인 것이다. 이를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으니 아들은 어버이를 지극정성으로 모셔야 한다. 그것이 효이다.

사회생활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종적인 관계와 횡적인 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종적인 관계는 부자관계가 기초이고, 횡적인 관계는 형제관계가 기초이다. 전자는 효가 바탕이요, 후자는 제(弟)가 바탕이다. 그러니 효제는 인(仁)의 근본이다.(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學而篇) 인은 육친애를 바탕으로 더 큰 의미의 사랑인 인간애(人間愛)·인류애(人類愛)로 확산해 간다.

사람은 이 세상에 홀로 오는 것이 아니라 조상으로부터 줄줄이 이어진 고리(環)의 하나로 태어나고, 거미줄처럼 얽힌 연줄 속에서 살아가게 되어 있다. 오늘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 는 수십 수백의 조상이 있었으며, 또 나에게서 앞으로 수십 수백의 자손이 생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나를 존재하게 해 준 조상들에 대해 감사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기 자손들에 대해 자신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사람은 역사적인 존재이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역사적인 존재로 태어났고,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역사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효사상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존재인 인간의 특수성을 배경으로 생겨난 사상이다.

부자 간의 도리는 천륜(天倫)이다. 자식이 비록 부모에게서 태어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늘이 시켜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孝經)에도 부자지간의 도리는 천성(天性)이라 했다.(父子之道 天性也-聖治章) 효가 자식이 부모에 대해 응당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은 하늘이 점지해 준 부자관계에 대한 보답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게 하는 도덕은 멀고 추상적인 관념에서 그 원리를 찾을 필요가 없다. 도덕교육이 인간에게 유효하게 작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깝고 구체적인 인간관계에서 그 근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가정이요, 효이다. 그러니 효가 덕(德)의 근원이요, 가르침의 시작이라 한 것이다.(夫孝德之本也 敎之所由生也- 開宗明義章)

효에는 두 가지가 있다. 양구체(養口體)의 효와 양지(養志)의 효가 그것이다. 양구체의 효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거나 좋은 옷을 마련해 드리거나 거처를 편하게 해 드리는 것이요, 양지의 효는 부모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리고,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양구체의 효는 짐승도 할 수 있지만 양지의 효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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