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보성녹차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맛과 향이 뛰어난 지는 몰랐다. 정말 나무랄 데가 없다. 유럽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왜 이제야 비엔나에 왔는가?"(오스트리아 차 전문업체인 하스앤하스(Hass & Hass) 관계자)
지난달 6일부터 한 달 간 세계 각국의 명차(名茶)들만 전시ㆍ판매하는 하스앤하스 비엔나 본점 매장에서 열린 보성녹차 특별기획전의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내로라하는 현지 차 감식가들은 보성녹차 맛에 놀랐고, 바이어들은 수입가격을 조금만 낮춰달라고 하소연했다.
정종해(63) 보성군수는 "보성녹차가 이제 세계의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해외 수출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며 "오스트리아 진출을 계기로 품질을 고급화하고 수출기반 조성과 판로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군수는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릴 새 활력사업으로 녹차산업을 선정하고, 우주식품으로도 선정된 보성녹차의 명품브랜드 마케팅과 연관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전국 녹차 생산량의 38%(1,097㏊)를 차지하는 보성을 녹차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정 군수는 차 재배에 치중했던 기존 녹차산업을 각종 차 가공식품 개발ㆍ생산 단계로 끌어올린 뒤 다시 차 재배지를 관광자원화하는 복합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보성의 연간 농업소득 중 녹차 관련 소득이 이미 미곡(쌀) 생산소득을 넘어설 정도로 경제체질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녹차는 이제 보성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보성녹차산업 프로젝트는 관광소득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5월 열린 녹차대축제에 45만여 명의 관광객이 보성을 찾아 약 261억원의 직ㆍ간접적 생산유발 효과가 창출됐다. 지난해 12월 차밭 빛 축제 때도 생산유발효과가 136억원에 달했다.
정 군수는 "그간 보성녹차를 통한 소득 혜택이 주민에게 골고루 분배되지 못하고, 사업도 관 주도형으로 진행돼 주민 참여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녹차사업을 민관협력방식으로 추진하고, 보성녹차 인력도 양성해 보성을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녹차수도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성=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