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죽어도 집단은 죽지 않는다. 나무의 뿌리가 살아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10일 타계한 황장엽(87)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지난달 30일 대북 단파라디오 `자유북한방송'의 정규 프로그램인 ‘황장엽의 민주주의 강좌’에 남긴 말이다. 황 전 비서는 매주 목요일 이 프로그램 강연 내용을 음성 파일로 홈페이지에 올려왔다.
‘개인은 죽어도 집단은 영생합니다’라는 제목의 지난달 30일 강연이 그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육성 녹음이 된 셈이다.
그는 이 강연에서 “도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인간은 개인적 존재인 동시에 집단적 존재라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개인과 집단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이며,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이점을 결합시키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민주주의 발전의 원칙”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5일 자유북한방송 홈페이지에 올린 기고문에서는 김정은으로의 3대 권력 세습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수백만 북한 주민들을 굶겨 죽인 김정일이 나라를 빼앗은 도적의 지위를 3대째 물려주기 위해 철부지한테 대장 감투를 씌워놓은 채 만세를 부르라고 인민을 우롱하며 민족을 망신시키고 있다”면서 “이보다 더 후안무치한 도적놈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황 전 비서는 지난 3월말 방미 당시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강연에서 김정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 녀석 만난 일도 없고, 그깟 녀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평가절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4월 망명후 13년 만에 처음 일본을 방문한 황 전 비서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체제에 대해 “김일성 주석 시대보다 독재의 정도가 10배는 더 강할 것”이라며 “북한은 나를 반역자라고 말하고 있지만 반역자는 국민을 굶어 죽게 하고 있는 김정일이다“고 비난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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