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민선5기 서울시의 신설 또는 통ㆍ폐합 부서를 어느 상임위가 맡느냐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소관 부서를 차지할 경우 공약 실행 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지난달 말 ‘1실 5본부 8국’ 체제에서 ‘1실 8본부 5국’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함에 따라 5일 시작된 226회 임시회에서 상임위 배분에 들어갔다. 하지만 첫날부터 각 상임위 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현재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만 벌이고 있다. 상임위 배분을 맞은 운영위원회 회의에선 민주당 의원들 간에 삿대질이 오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에게 상임위는 공약 등 지역활동을 펼칠 중요한 자리라 쉽게 양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재정경제위원회와 문화관광위원회는 신설된 교육지원국을 놓고 충돌했다. 재경위는 “민선5기에서 교육정책은 교육위가 맡고 있는 만큼 교육재정을 뒷받침 해주는 임무가 중요하다”며 교육지원국을 소관으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화관광위는 “지금까지 교육업무를 맡아온 교육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유일한 상임위로, 오세훈 시장의 교육공약인 3무 학교 등 주요 교육정책을 담당할 곳은 문광위”라는 입장이다.
건설위원회와 환경수자원위원회는 도시안전본부 내 신설된 물관리기획관을 놓고 다투고 있다. 환수위는 ‘수질 업무가 있다’며 이관을 주장하지만 건설위는 기반시설 문제가 주 업무인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위 소속의 한 의원은 “정부에서도 4대강 사업을 환경부가 아니라 국토부에서 하지 않느냐. 환수위 의견은 이기주의에서 나온 억지논리”라고 말했다.
건설위는 시설관리공단을 놓고 교통위원회와도 맞서 있다. 교통위는 주요 소관 기관이 도시안전본부로 합쳐져 소관부서가 적다며 공영주차장 운영, 자동자전용도로 관리 등 교통업무가 있는 시설관리공단을 넘길 것을 주장한다. 반면 건설위는 시설관리공단의 주관 부서가 도로행정과인데다 업무 성격상 건설위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입장 차가 너무 커 현재 시설관리공단을 업무별로 배분해야 한다는 중재안까지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양 상임위에서 시설관리공단을 공동으로 심사ㆍ관리하게 돼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시의회 운영위는 11일 회의를 열고 최종결정을 내릴 계획이지만 의원들 간의 주장이 팽팽해 타협이 이를지는 미지수다. 그럴 경우 다음달 열릴 행정사무감사에 차질이 우려된다. 김명수 운영위원장은 “상임위원들이 이해관계를 떠나 시 업무의 효율성과 적합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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