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햇볕이 유난히 따가웠던 지난해 8월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산동네 ‘개미마을’에 100여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손에는 페인트와 붓이 들려 있었다. 이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산동네 벽을 캔버스 삼아 솜씨를 발휘하자 우중충하던 산동네 마을은 순식간에 서울의 관광명소가 탄생했다.
마을 주민들은 “수많은 시민들이 카메라를 짊어지고 찾아오고, 이곳을 방문한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개미마을이 관광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산동네를 아름답게 꾸민 건 청년들이지만 이들을 지원한 건 아름다움과 어울림을 추구하는 기업인 금호건설이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새로운 형식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벽화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당초 예상보다 호응이 더욱 좋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어울림 자원봉사단’을 만든 금호건설의 사회봉사활동은 그 폭과 깊이에서 다른 기업을 압도한다. 아름다운 벽화로 마을을 꾸며주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에서 ‘사랑의 집짓기’ 활동을 전개하는 등의 테마형 봉사활동으로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2004년 12월부터 시작한 이 회사의 ‘사랑의 집짓기’ 운동은 불우 이웃의 집을 방문해 리모델링 혹은 아예 새로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인데, 그동안 모두 25호의 ‘사랑의 집’이 만들어졌다.
금호건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똑같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특히 베트남에서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 회사는 2007년 6월 베트남 ‘부이 비엔 판응라오’에 사랑의 집 1호를 탄생시킨 이후 베트남 전역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지사를 통해 베트남 혁명위원회로부터 대상자를 추천 받아 현지 직원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공사시행 여부 확정 및 견적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현지 언론도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해 수 차례 관련 내용이 보도됐으며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랜드마크인 금호아시아나 플라자 못지않게 현지에서 금호건설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금호건설은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 실적 관리를 위해 윤리경영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 경영측면에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기업이 되기 위해 경영지원팀 산하에 ‘윤리경영실천사무국’도 만들었다. 이 사무국은 사회봉사활동 운영세칙을 정해 사회봉사활동, 문화 및 학술지원활동, 환경활동 등을 전사적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수시로 경영지원팀의 업무 보고를 받는 등 경영의 최우선을 윤리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각 팀과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산재한 현장마다 사회공헌 팀을 만들고 리더까지 지정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리더를 대상으로 매년 워크샵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전사적 지원에 따라 금호건설은 2004년 ‘아름다운 자원봉사단’을 발족시킨 이후 매년 1,000회 이상의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눈에 띄는 봉사활동 이외에도 금호건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바른 삶도 강조하고 있다. 전 직원이 일상 생활에서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고 반듯하게 사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데, 금호그룹 차원에서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는 ‘금연운동’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도 신입사원이 입사할 때는 반드시 ‘아름다운 기업 실천을 위한 7대 실천과제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하며, 선배 사원과 임원들도 윤리경영 핸드북을 소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임직원은 물론이고 협력회사에 대해서도 윤리경영실천 서약서를 작성토록 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규정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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