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사상 첫 2연패 후 3연승을 거둔 ‘잠실 곰’의 뚝심은 역시 무서웠다. 동점 3차례와 역전 3차례를 거듭한 4시간58분의 명승부. 연장 11회 혈투의 승리는 뒷심에서 앞선 두산의 몫으로 돌아갔다.
두산이 10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삼성과 플레이오프 3차전 연장 11회 말 무사 2ㆍ3루에서 터진 손시헌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극적인 9-8 역전승을 거뒀다. 끝내기 안타는 포스트시즌 통산 17호, 플레이오프 통산 10호, 연장 끝내기 안타는 포스트시즌 통산 9호, 플레이오프 통산 4호다. 3차전 MVP(상금 300만원)는 손시헌에 앞서 동점 2타점 2루타를 날린 임재철이 차지했다.
1패 뒤 2연승을 달린 두산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역대 26차례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횟수는 16번으로 확률로는 61.5%에 이른다. 하지만 두 팀은 3차전까지 모두 1점차 박빙 승부를 펼쳤던 만큼 11일 잠실 4차전에서도 접전이 예상된다.
4차전 선발은 두산 홍상삼과 삼성 레딩. 홍상삼은 1차전에 선발로 나가 승패 없이 3과3분의1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레딩은 플레이오프 첫 등판이다.
잠실곰 ‘3전4기’ 만루 찬스 끝에 웃다
두산은 0-3으로 뒤진 1회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6번 김현수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5-4로 앞선 6회 1사 만루에서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얻었지만 2루 주자 오재원이 타구를 잘못 판단해 홈까지 뛰어들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6-6으로 맞선 9회 1사 만루 끝내기 찬스에서도 후속 타자들이 짧은 외야 플라이에 그쳐 승부를 연장으로 넘겨야 했다. 그러나 두산은 6-8로 패색이 짙은 연장 11회말 이종욱의 안타, 김동주와 고영욱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3점을 집중, ‘마지막 찬스’에서 환하게 웃었다.
낮의 황제 반달곰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낮 경기(오후 2시 기준)는 드물다. 두산은 그러나 낮에는 황제였다. 정규시즌에서 5승1패를 거뒀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에 이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승리했다. 낮 경기 승률 100%다. 반면 두산의 정규시즌 야간경기 승률은 5할4푼8리(68승56패3무), 포스트시즌에서는 4할(2승3패). 야간 경기로 열리는 플레이오프 4, 5차전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명불허전 삼성 불펜의 몰락
삼성의 불펜의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시즌 때 ‘5회 리드 시 53연승’의 비공인 세계기록도 세웠다. 안지만 정현욱 권혁 권오준 등으로 이어지는 삼성 불펜은 명실상부한 최강이다.
하지만 이날은 최강과는 거리가 있었다. 선발 장원삼이 2이닝 2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간 가운데 권오준(1과3분의1이닝 2실점) 정현욱(1과3분의2이닝 1실점) 권혁(0이닝 1실점) 등 필승카드들이 모두 무너졌다. 마지막 투수 정인욱도 8-6으로 앞선 11회에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3실점, 패전의 멍에를 썼다.
노우래기자 hhsung@hk.co.kr
잠실=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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