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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폴 스토리 - 파이팅 전도사 오재원의 마우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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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폴 스토리 - 파이팅 전도사 오재원의 마우스피스

입력
2010.10.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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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내야수 오재원(25)을 두고 “흉하다”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가 끼고 나서는 마우스피스 때문이죠. 권투선수들이 쓰는 마우스피스를 오재원은 애지중지합니다. 투구 때 이를 악물 수밖에 없는 투수들이 치아 보호를 위해 종종 마우스피스를 물기는 하지만, 야수가 무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오재원은 올시즌 초반부터 마우스피스를 물었습니다. 보는 이들이 불편하다는 지적에도 오재원은 “야구만 잘하면 되죠”라면서 바보처럼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작년부터 목표라던 한 시즌 100안타를 달성하더군요. 오재원의 올해 성적은 타율 2할7푼6리 106안타 37타점 59득점 35도루입니다. ‘양념’이라는 수식어도 그만하면 떨칠 만했죠.

오재원의 포스트시즌은 벌써 4번째입니다. 신인이던 2007년에만 해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한 타석과 6타석 들어선 게 전부였는데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이 됐습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붙박이 선발 2번 타자로 나서 5경기 타율 2할7푼8리 3타점 2도루를 기록한 오재원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부동의 2번 타자입니다.

매 경기 또박또박 때리는 안타도 고맙지만, 물샐 틈 없는 수비는 상대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입단하자마자 큰 무대에 섰던 것도 바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안정된 수비 덕이었죠.

‘파이터’ 오재원은 공격에서 볼넷 하나, 수비에서 쉬운 아웃 하나를 잡아내도 어김없이 세리머니를 합니다. 어퍼컷으로 허공을 가르거나 손뼉이 부서져라 박수를 치죠. 좌충우돌 성격에 맞게 감정 표현이 확실합니다. 마우스피스 때문인지 그럴 때면 꼭 권투선수 같습니다. 그런 화끈한 성격이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도 모르죠.

오재원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 앞서 ‘우는 소리’를 했습니다. “솔직히 힘들어 죽겠어요, 지금….”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 탓에 허리, 발 등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 그래도 오재원은 웃더군요. 그리고는 경기에서 3안타를 쳤습니다.

오재원은 6회말 1사 후 외야 플라이 때 2루에서 냅다 홈으로 돌진, 덕아웃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7회초 무사 1루에서 1루 땅볼 때 빠른 판단으로 병살을 엮어 곧바로 실수를 만회했죠. 연장 11회 혈투 끝에 승리가 확정되자 ‘파이터’ 오재원은 덕아웃에서도 가장 화끈하게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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