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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IMF도 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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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IMF도 손들었다

입력
2010.10.1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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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격화되고 있는 ‘환율 전쟁’을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틀간 열린 연차총회에서 참석자들은 뚜렷한 입장 차이를 노출했고, 공동성명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내용만 담는데 그쳤다.

이제 환율 전쟁의 공은 1개월 앞으로 다가 온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넘어가게 됐다. 의장국인 한국이 주도해 온 의제들이 묻힐 수 있다는 점에서 달가울 수만은 없는 일이지만, 어찌됐든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관련 시리즈 6면

IMF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IMFㆍ세계은행(IBRD) 연차총회 폐막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글로벌 불균형 확대, 지속적인 불안정한 자본 흐름, 환율 변동 등과 관련한 불안요소들이 커지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환율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지나 실행 방안을 담지 못한 채 매우 모호한 수준으로 환율 문제를 언급하는 데 그친 것. 성명은 특히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표현도 담지 못했다.

이와 관련, IMF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의 유수프 부트로스-갈리 의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참석자들 간에 마찰이 있었다”고 밝혀 환율 전쟁에 대한 주요국간 공방이 간단치 않았음을 내비쳤다.

전선은 선진국과 신흥국 간 대립으로 굳어가는 양상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IMFC 회의에 앞서“IMF는 각국의 환율정책과 과도한 외환보유액 축적 관행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만 하며 중국의 IMF 지분 확대와 이사회의 발언권 신장 문제를 위안화 절상과 연계해야 된다”고 중국을 향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반면 브라질 엔히케 메이렐레스 중앙은행 총재는 “달러화의 지나친 유입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미국을 공격했고, 러시아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은 “현재 환율 분야에서 국제적 성격의 어떤 결정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라며 중국을 지원 사격했다.

이에 따라 경주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22~23일) 및 서울 G20 정상회의(11월 11~12일)가 환율 격전지가 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연차총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회의에서 브라질 측이 강한 톤으로 환율 조정에 대해 언급을 했지만 선진국들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며 “세계 경제 불균형을 치유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환율 문제가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도 이번 연차총회에서 강도 높은 성명서가 채택되지 않았다고 실패로 간주하지는 않는다며,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에 관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언급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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