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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간선거와 오바마의 재선 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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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간선거와 오바마의 재선 가도

입력
2010.10.1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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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 미 중간선거가 끝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마음이 바뀔까. 민주 공화 중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 것인가 못지 않게 미 언론들이 궁금해하는 물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년 간의 국정기조를 바꾸느냐 여부가 2012년 차기 대선 기상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할 것이라는 예상은 기정사실처럼 돼 있다. 전통적으로 여론은 권력 독점을 원치 않아 ‘분할정부(Divided Government)’를 선호해 왔다. 특히 이번에는 경기 침체에다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정서가 강해 민주당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넘겨줄 것인가가 관심사이다.

선거를 앞두고 백악관에서는 비서진 개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번 선거를 오바마 행정부의 ‘과격한’ 개혁 색채를 중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내 목소리와 차기 대선 등을 고려해 어떤 선택을 할 지 확실히 얘기하기는 아직 어렵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의 성향상 개혁 노선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은 듯 하다.

중간선거는 재선의 분수령

미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중간선거가 집권 중반의 터닝포인트가 된 적이 많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2년 선거에서 경제를 모토로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 대승을 거뒀으나, 94년 중간선거에서는 40여년 만에 공화당에 상ㆍ하원 모두를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이를 계기로 클린턴 대통령은 완전히 바뀌었다. 백악관 참모진과 진보세력, 야당인 공화당 간의 ‘삼각조정’ 역할을 자임했다. ‘큰 정부’를 지향하던 개혁 기조를 오른쪽으로 옮겨 타협을 모색했다. 거부권 행사까지 위협했던 사회복지 개혁법안에 서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의 ‘전향’은 96년 재선 성공으로 보상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82년 중간선거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경기 침체가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그러나 레이건은 ‘성장’과 ‘작은 정부’ 등을 기조로 하는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후에 경기가 반등하면서 그의 정책이 옳았음이 시장에서 증명됐고, 84년 재선에서 미 역대 대선 중 가장 큰 차이로 대승했다. 두 대통령 모두 재선에서 승리했지만 중간선거 대처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우는 결과도 좋지 못했다. 2006년 중간선거에서 패한 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경질하는가 하면, 군 수뇌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 이라크 증파는 이라크 안정화에 큰 효과를 거뒀으나, 2008년 대선에서는 오바마의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줘야 했다.

오바마의 궤도 수정이 관건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비서실 개편 내용을 보면 레이건 방식을 따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후임에 임명된 토머스 도닐런 부보좌관이나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자리를 이은 피트 라우드 선임보좌관, 경제자문회의 신임 의장이 된 오스틴 굴스비 자문관 모두 오바마의 이너서클 멤버로 누구보다도 오바마의 정책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인물들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보다는 자신의 재선을 더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워싱턴의 논객들은 민주당이 선거에서 대패한 뒤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재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쩌면 재선에 나서는 대통령이 소속 정당의 후보 경선 도전을 받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제럴드 포드나 지미 카터 대통령이 그랬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대권도전설이 꾸준히 나도는 것은 이런 상황 때문인지도 모른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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