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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샛별… 피아노로 깊어가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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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샛별… 피아노로 깊어가는 가을

입력
2010.10.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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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의 전령사로 피아노가 나섰다. 전설처럼 전해져 오던 거장부터 콩쿠르의 총아로 떠오른 신예까지, 피아노의 이름 앞에 평등하다.

객석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 연주 태도, 인터뷰 사양 등 스타들의 관행을 의도적으로 비껴난 듯한 행동방식만으로도 루마니아 태생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는 세간의 관심에 값한다. 대중 앞에 자신을 보다 잘 드러내고 싶어하는 솔로이스트들의 외향적 태도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건반에 손가락을 얹는 순간 모든 것은 뒤집힌다. 강렬함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듯, 신비주의와 지적인 연주 방식이 한 데 어울려 빚어내는 그의 음 조형물은 그간의 기다림에 위로를 준다.

첫 내한 공연에서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슈베르트, 베토벤을 주조로 한 무대를 선보인다. 19세기 독일,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에 대한 해석이 특히 탁월한 것으로 인정받는 그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야나체크의 작품도 포함시켜 바르톡 등 현대 작곡가의 작품에도 개성적 해석을 보여주는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지난해 이후 구미 지역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루푸는 런던 심포니, 베를린 필하모닉, 파리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을 비롯해 카네기홀 독주회 등을 앞두고 있다. 베토벤의 '열정',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B♭장조', 야나체크의 '안개 속에서' 등을 연주한다.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41-3183

백건우는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협주곡이 펼칠 수 있는 경지를 보여준다. 그는 2005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녹음을 끝내고 2007년 한국과 중국에서 펼친 완주 콘서트로 건재함을 알렸다. 파리에서 살며 15년째 프랑스의 디나르 국제음악축제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그가 주빈 메타와 협연할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말러의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11월 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577-5266

이에 앞서 최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1~3번) 취입을 마친 서혜경씨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와 협연, 피아노 행진의 대열에 나선다. 부조니 콩쿠르 동양인 최초ㆍ최연소 우승 기록, 암 투병 등 명암이 교차하는 이력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아온 서씨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반 피셔가 지휘하는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는 바르톡의 '루마니아 무곡' 등도 연주한다.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2000-6330

15년 간 비어 있던 쇼팽 콩쿠르 1위 자리를 2000년에 거머쥔 중국 피아니스트 윤디도 내한 독주회를 갖는다. '녹턴'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등을 11월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들려준다. 1577-5266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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