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3 세대’로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이 8일 은근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 장관이 대표 선출 축하 인사를 위해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자리에서다.
이날 회동은 “손 대표가 워낙 잘해서 민주당에도 서광이 비친다”는 이 장관의 덕담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전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잔뜩 각을 세웠던 손 대표는 이 장관에게도 정부 여당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손 대표는 “정부ㆍ여당이 제대로 못하면 우리가 (정권을) 빼앗아 오겠다”며 “이번에 나를 대표로 뽑아준 것은 이명박 정권 갖고는 안 되겠으니 민주당이 나서보라는 뜻”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에 이 장관은 “정부로서도 제1야당의 뜻을 존중하고 특히 제1야당의 대표를 존중하는 것이 정치를 잘 하는 것”이라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손 대표가 한미FTA(자유무역협정)과 관련, “야당에서 독소조항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전면 재협상 주장이 나오는데 야당과 국민의 우려를 전부 무시하고 갈 것이냐”고 추궁하자 이 장관은 “한_EU, 한미FTA는 10년 20년 후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4대강사업에 대해서도 손 대표가 “그대로 계속 할 거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전체적으로 공정 진척이 빨라 중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손 대표가 “우리가 집권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하자 이 장관은 “만약 집권을 해도 그 전에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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