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10일)을 앞두고 성대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으로의 3대 권력세습을 공식화한 만큼 북한 체제의 건재를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북한은 올해 노동당 창건일 행사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대대적인 축포 행사와 함께 군사 퍼레이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 창건 60주년이던 2005년에도 군부의 위상을 과시하는 열병식을 가졌다.
북한은 이번 당 창건일 행사를 통해 김정은의 치적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 “CNC(컴퓨터수치제어) 기술로 100여종에 달하는 새 축포가 개발됐다”고 선전했다. CNC 기술과 축포야회(불꽃놀이)는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업적으로 포장하는 대표적인 선전물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5주년, 10주년 등 소위 ‘꺾어지는 해’에 주요 결정을 해온 전례로 볼 때 경제개혁 및 대외관계 개선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또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내부 단속과 선전전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을 인용해 “당 대표자회 이후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새끼돼지 어미돼지 모조리 잡아먹자’는 낙서가 발견돼 큰 소동이 벌어졌다”며 “평성 장마당에는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을 비방하는 전단이 붙었다는 소문도 있다”고 보도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 소식통도 “당국이 비판 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강연회, 인민반 회의, 지방3방송(각 가정에 설치된 스피커 방송) 등 모든 선전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북 라디오 매체 열린북한방송은 이날 김정은이 9일 노동당 창건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주석단에 올라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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