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는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않으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대변인은 8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에 대해 “이는 한 마디로 노벨 평화상에 대한 모독”이며 “류사오보는 중국의 법률을 위반해 수감중인 인물인데 수상자가 된 것은 노벨평화상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 중국 중앙(CC)TV와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바이두(百度) 등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류샤오보에 대한 뉴스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류샤오보와 관련된 블로그도 일체 접근이 불가능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밍바오(明報) 등 언론자유가 허용된 홍콩 주요언론들에 대한 인터넷 접속마저 이날 오후부터 중국 내에서는 완전히 차단됐다. 한마디로 중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소식을 정작 중국인들이 공식적 통로로는 접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은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자 결정이 중국을 인권탄압국으로 부각시킴으로써 국가위신을 추락시키고 내부의 분열을 촉발하려는 심각한 내정간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교부 마 대변인은 ‘이번 수상 결정이 중국과 노르웨이 외교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노벨위원회의 결정은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에 심각한 손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8일 “류사오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천명했고 노르웨이 정부에게도 이 같은 입장을 공식 표명했지만 결과가 이같이 나온 데 대해 당혹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몰고 올 국제적 파장에 대한 대내외적인 대응전략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으로 인해 중국의 국제적 위신추락은 물론 내부에 억눌려온 정치ㆍ민주개혁에 대한 욕구와 불만을 분출시키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 15일 열릴 17기5중전회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정치개혁안이 제시될 것인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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