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 감독의 영화 ‘색, 계’로 유명한 중국 여배우 탕웨이(湯唯ㆍ31)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8일 부산을 찾았다. 그는 한국영화 ‘만추’(감독 김태용)에 출연, 현빈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탕웨이는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추’는 아직도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작품”이라며 “부산영화제에 초대받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만추’는 남편을 살해한 뒤 실형을 살다 특별 가석방된 한 여인이 도망자 신세의 한 남자와 만나면서 겪게 되는 애틋한 사연을 미국 시애틀을 배경으로 그린다. 1966년 고 이만희 감독이 신성일, 문정숙 주연으로 만든 동명 원작 영화는 한국영화사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영화는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아 지난달 열린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탕웨이는 “한국의 유명한 고전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다”며 “무엇보다 현빈 같이 좋은 배우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김태용 감독의 지시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여름 한국에 머물며 영화 후반작업에 참여했던 탕웨이는 “한국은 이제 외국이라고 하기엔 포근하고 익숙한 곳이 됐다”며 호감을 보였다. “한국말을 배우고 싶을 만큼 한국을 좋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김태용 감독, 현빈과 함께 영화를 하고 싶습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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