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디자인이 HTC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싸구려(cheap) 같다. HTC 제품의 디자인이 더 흥미롭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부상 중인 대만 HTC의 피터 쵸우(사진) 사장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깎아 내렸다. HTC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노키아, 리서치인모션(RIM), 애플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에 매출 5조8,300억원, 영업이익 5,33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5조760억원을 뛰어넘었다. 3분기까지 판매량은 1,500만대 이상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갤럭시S 등에 눌려 올해 출시한 '디자이어'와 'HD2'의 업계 추산 판매량이 합쳐서 10만대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쵸우 사장은 7일 신제품인 '디자이어 HD' 발표에 앞서 대만 타오위안시에 위치한 HTC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갤럭시S와 비교 질문을 받고 "갤럭시S를 포함해 전세계의 여러 스마트폰들을 많이 써봤다"며 "갤럭시S와 기능을 비교하면 HTC 제품(디자이어HD)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갤럭시S에 장착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에 대해 "색상대비가 좋고 아름다우며 색감이 강렬하지만 전력 소비가 많고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다"고 트집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의식해 "삼성전자와 우호적 관계"라며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국립 해양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쵸우 사장은 미국 컴퓨터업체 DEC에서 근무하다가 1997년에 세어 왕 회장과 공동으로 HTC를 설립, 주문자 상표부착방식(OEM)으로 HP,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그는 "대만은 OEM 산업이 발달했지만 기업들이 장기 투자를 하지 않고 정부에서도 도와주거나 관리를 하지 않는다"며 "장기 경쟁력을 고려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HTC는 2006년부터 자체 상표로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OEM을 중단하고 앞으로 자체 상표를 세계화하는데 주력하겠다"며 "조만간 베이징에도 사업본부를 개설해 미개척지인 중국에도 들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한국 사람들은 쿼티 자판 스마트폰을 싫어하는 대신 작은 제품과 오락 요소를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아이폰 대항마로 관심을 끄는 MS의 윈도폰7과 태블릿 PC 등에 대해 "윈도폰7은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나 경쟁력이 있는 만큼 중요하게 본다"며 "태블릿PC는 아직 시장 반응이 별로 없어 개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타오위안(대만)=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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