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두산은 반드시 이겨야 하고, 또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가장 믿었던 투수 쪽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 경기는 두산으로서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가 있다.
두산이 잘못했다기보다는 삼성이 잘했다고 봐야 한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두산이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치른 탓에 마운드, 특히 불펜의 체력소모가 컸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김경문 두산 감독은 한 박자 빠르게 투수 교체를 하면서 7회까지는 효과를 봤지만, 이용찬이 없는 상황에서 마무리를 맡아줘야 할 정재훈이 8회 무너지고 말았다.
1차전은 삼성의 역전승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시작 전부터 홈런에 의한 승부가 예상됐었는데 두산이 4회 김동주의 동점 2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했고, 또 삼성이 8회 박한이의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6-5로 다시 앞선 9회 초 구원투수 권혁이 1사 1ㆍ3루에서 이종욱의 타석 때 보크를 범하자 안지만으로 바꿨다. 볼카운트 2-1에서 왼손타자를 상대하는데 왼손투수를 내리는 게 납득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선 감독은 보크를 범하며 핀치에 몰린 권혁의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읽었다. 투수 출신 감독이었기에 가능한 투수 교체였다.
남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최대 고민은 박빙승부 때 마지막으로 누구에게 마운드를 맡기느냐에 있다. 정재훈이 부진하고 이용찬이 없는 상황에서 마무리를 맡을 적임자가 보이지 않는다.
2차전 두산 선발 히메네스의 최근 투구내용을 분석해 보면 초반이 불안했다. 하지만 1, 2회를 잘 넘기면 6회 이상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두산이나 삼성이나 초반이 정말 중요하다.
전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ㆍ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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