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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에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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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에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입력
2010.10.0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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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사회비판 의식 '남미의 거장'…대선에도 출마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74)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온 스페인어권 문학의 대표적 작가다. 그는 또 2005년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2008년 영국 잡지 프로스펙스가 각각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100명'으로 선정한 유력 인사이기도 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주하면서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강의를 맡아 뉴욕에 체류하고 있는 바르가스 요사는 7일 수상자 발표 직후 콜롬비아 RCN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이번 수상은 라틴아메리카 문학과 스페인어권 문학에 대한 평가"라며 겸손하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페루 출신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는 그가 처음이다.

1936년 페루 남부 도시인 아레키파에서 태어난 바르가스 요사는 두 살 때 외교관인 외조부를 따라 어머니와 함께 볼리비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 살 때 귀국해 이혼했다가 재결합한 부모와 함께 살면서 수도원 부설 학교를 거쳐 1950년 리마에 있는 레온시도 프라도 군사학교에 진학했다. 1955년엔 산마르코스대에 입학해 문학과 법학을 전공했고, 스페인 마드리드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6세 때인 1952년 리마의 여러 타블로이드 신문에 범죄소설을 발표할 만큼 일찌감치 문재를 보였던 그는 1959년 단편소설집 <대장들> 로 레오폴드 알라스 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아들의 문학적 열정을 못마땅하게 여긴 부친은 그를 군사학교에 보냈지만, 그는 군사학교에서 경험한 온갖 부패상을 모티프로 페루의 정치현실을 풍자한 첫 장편소설 <도시와 개들> 을 1963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1966년 발표한 두 번째 장편 <녹색의 집> 은 악덕 상인과 군인에게 착취 당해 매춘부로 전락한 원주민 처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바르가스 요사는 이 작품으로 페루 국가 소설상, 스페인 비평상, 로물로 가예고스 문학상을 휩쓸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마술적 리얼리즘 기법이 돋보이는 <카테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1969)도 그의 대표작이다.

한때 페루의 비합법 공산당에서 활동할 만큼 남미의 정치 부패와 군사 독재에 강하게 저항했던 바르가스 요사의 문학은 1970년대 들어 문학적 재미까지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의 소설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나는 훌리아 아줌마와 결혼했다> (1977)는 숙모뻘 되는 먼 친척과 결혼했던 자신의 경험에 바탕한 멜로드라마 풍 소설로 1960년대 전성기 이후 작풍을 대변한다.

소련의 프라하 침공(1968년)과 1970년대 초 쿠바의 반체제 작가 탄압 등에 실망한 그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정치적 보수주의자로 돌아선다. 특히 1983년 인디오 원주민 학살 사건에 개입한 정부군에게 면죄부를 주는 조사위원회 활동에 참여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그가 이 시기에 발표한 <세상 종말 전쟁 세트> (1981)는 브라질의 광적인 종교 집단과 공화주의 진영 간에 실제 벌어졌던 전쟁을 소재로 이데올로기 갈등이 광기와 폭력으로 치닫는 과정을 매섭게 비판한 소설이다.

1959년 프랑스로 이주해 파리와 페루를 오가며 잡지 편집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그는 1974년 귀국했고 이후 유럽, 미국의 대학에서 초청교수를 지냈다. 1984년에는 페루 군사정권으로부터 제의받은 총리직을 거부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했다. 이런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1990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지만 일본계 정치인인 알베르토 후지모리에게 패해 낙선했다.

바르가스 요사는 이후에는 정치적 활동을 접고 다시 창작 활동에 전념, 1994년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세르반테스 상을 받았다. 1997년 그가 발표한 <리고베르타 씨의 비밀노트> 는 26개 국에서 번역되는 등 그에게 작가로서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작품으로 꼽힌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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