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취약계층의 자활과 자립을 돕기 위해 향후 3년간 200억원을 들여 7개의 '사회적 기업'을 만든다고 한다. 3분기에 사상 최대인 40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포함, 올해 150조원의 매출과 16조~17조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삼성의 위상과 명성에 비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 최고기업이 사회적 기업의 취지와 역할에 주목하며 확산과 발전에 동참키로 한 뜻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ㆍ판매를 통해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정의된다.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기업이라는 점에서 이윤동기와 시장을 앞세우는 일반 기업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런 '착한 기업'형태는 자본주의 성숙기에 접어든 선진국에선 보편화됐지만 압축성장 과정을 밟아온 우리나라에선 2007년에야 관련 법이 제정될 정도로 아직은 생소하다.
삼성사회봉사단이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음성글로벌투게더(가칭) 등 농촌형 다문화가족지원회사 2곳, 희망네트워크 등 취약지역 공부방교사 파견회사 3곳, 장애인 인력파견회사 2곳을 설립해 4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은 성균관대에 4개월 과정의 무료 창업 아카데미도 신설, 2012년까지 400명의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사회적 기업에 뛰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율과 창의, 협업과 분권이 핵심인 사회적 기업의 성격과 취지가 변질돼 사업이 지나치게 시혜적으로 흐르거나 조직이 관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어렵게 싹을 틔워 성장단계에 접어든 전국 350여 개의 기존 사업체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이번 사례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돼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원을 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한 가닥 우려를 하게 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삼성은 이런 점을 잘 살펴 사회적 기업의 발굴과 인프라 지원에 역점을 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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