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순 노동당 대표자회 직후 농촌 지원을 나갔던 북한 대학생들이 친구의 우정을 주제로 한 한국의 대중 가요를 합창하다 적발돼 사상 비판을 받았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7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함경북도 청진시 제1사범대학 학생들이 함북 경성군 오상리에 농촌 지원을 나갔다가 집단적으로 안재욱의 ‘친구’를 불렀다는 이유로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았다”며 “‘친구’는 청진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점심 시간에 밭머리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누군가 먼저 선창을 뗀 노래가 합창으로 번졌다”며 “마침 그때 가족들의 배급을 타기 위해 농장에 머물고 있던 도보위부 간부들에게 들켜 일이 복잡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위부 간부들은 주변의 농장원을 시켜 제지했지만 대학생들은 단속 권한이 없는 일반 농장원이 훈시하는데 반발해 오히려 더 크게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이 학생들을 책임진 학부장과 강좌장들도 보위부 조사를 받았고 함경북도의 모든 대학들이 검열을 받게 됐다”고 이 방송에 전했다. 중국 가수 저우화젠(周華健)의‘펑요우’(朋友)를 번안한 ‘친구’는 힘들 때 곁에 있어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내용의 노래로 2003년 발표됐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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