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동당 대표자회 참석(9월28일)-조선인민군 제851군부대 협동훈련 참관(10월5일)-당 창건 65주년 기념 은하수 10월 음악회 관람(10월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뒤 보여준 공개 행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민생이나 경제 현장을 방문했다는 보도는 없다.
때문에 김정은이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민심(民心)보다는 군심(軍心)과 당심(黨心)을 우선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정은의 첫 공개 행보가 군사훈련 시찰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 위원장의 군부대 훈련 참관을 보도하면서 김정은이 리영호 총참모장 등 군부 실세들과 함께 김 위원장을 수행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노동당 창당 65주년(10월10일)을 앞두고 ‘선군 사상’을 강조하면서 후계체제를 조속히 다지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다.
그의 두 번째 공개 행보는 당 창건 기념 음악회 관람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대동하고 음악회를 관람했다고 7일 전했다. 겉으론 단순 문화행사 참석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김정은이 당과 군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날 리 총참모장을 비롯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주상성 인민보안부 부장 등 군 실세들과 함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 비서 등 당정의 실세들이 총출동한 점만 봐도 그렇다.
반면 공장이나 농장, 시장 등을 방문했다는 얘기는 없다. 다만 6일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의 업적으로 통하는 CNC(컴퓨터수치제어) 기술로 신형 축포와 발사장치를 개발했다고 보도했을 뿐이다. 이 역시 김정은이 첨단 기술에 능통하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당과 군을 중심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김 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뒤 군부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한 점과 같은 맥락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부각된 뒤 민심 잡기와 군부 달래기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는 행보를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김정은은 일단 무력을 갖고 있는 군부 내에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도 “김정은은 당과 군부를 통해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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