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전국을 돌며 피해자의 자녀가 보는 앞에서 주부를 강간하는 등 인면수심의 범행을 저질러 온 40대 남자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살인범이 아닌 강간범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부장 이범균)는 7일 전국을 돌며 24회에 걸쳐 주부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 등)로 기소된 허모(44)씨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들의 어린 자녀가 성폭행 현장에서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공포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피고인은 사람이 마지막까지 의지처로 삼아야 할 가정을 철저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출소 후 단기간에 재범을 한 점, 앞으로도 교화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점, 사회에 복귀하면 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점을 고려해 사형이라는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허씨는 1987년 10월 서울남부지원에서 강도강간죄로 징역15년을 선고받고 2001년 4월 가석방됐지만 17개월 만인 2002년 11월 경기 평택시의 가정집에 들어가 흉기로 주부를 협박해 강간하고 현금 27만원을 빼앗았다. 이후 전국을 돌며 이웃주민이나 수도검침원을 가장해 가정집에 들어간 뒤 주부를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뺏고 성폭행하는 등 2006년 1월까지 총 24회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일부 범행은 피해자 자녀가 있는 가운데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허씨는 공개수배로 얼굴이 알려지자 쌍꺼풀 수술을 하고 보톡스를 맞는 등 성형수술을 해 경찰과 시민 제보를 피해 왔다.
여주=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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