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조례가 공포된 이후 처음으로 정치 색채를 띤 집회인 ‘전태일 40주기 기념 대축제’가 이달 30일 열린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0주기 행사위원회’는 서울시 등과 협의해 30일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와 참여연대 등 진보계열 시민단체 1만 여명이 참가하는 ‘전태일 대축제’를 연다고 7일 밝혔다. 당초 전태일위원회는 30, 31일 1박2일 행사를 계획하고 시에 광장사용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미 30일은 포천시의 ‘농ㆍ특산물 대축전’(28~30일)이, 31일은 방송통신위원회의 ‘G20홍보관’ 설치 공사가 예정돼 있었다.
이에 전태일위원회 측이 포천시를 설득해 광장을 함께 사용하기로 합의했고, 시도 공동사용 신청을 받아들여 첫 신고제 집회가 성사됐다. 광장을 허가제로 운영할 때는 중복 신청이 들어오면 시가 우선순위를 조율할 수 있었으나 신고제로 바뀐 이후에는 선착순 원칙이 적용된다.
전태일위원회 박계현 사무총장은 “그 동안 닫혀 있던 서울광장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첫 행사라는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행사가 전태일 열사의 40주기 기념축제라는 점에서 감격적이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전태일 추모공연과 살풀이 집단무, 풍물대동굿, 전태일 다리 캠페인 사진 전시, 비정규직 등 노동 소외계층을 주제로 한 만화 전시회 등이 마련된다. 2008~2009년 서울 도심을 물들인 촛불집회를 재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또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축제를 치르고자 1인당 최고 1만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하고, 후원금을 낸 참가자의 이름을 새긴 대형 동판을 전태일 분신 장소에 설치할 계획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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