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곳이지만 지역사회가 바뀌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아이비리그 출신 한국계 여성 소아과 의사가 미국인들도 꺼리는 우범지역에서 10년넘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미국 주류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조앤 정(39.한국이름 김지은) 씨.
정씨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시스코) 교수인 남편 러셀 정(47), 아들 매튜(6)와 함께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이스트 오클랜드 내 빈빈민가는 미국에서 범죄율 수위를 다투는 지역이다. 주민의 25%가 절대빈곤 상태에 있고, 해외 태생이 40%를 넘는다.
마약 매매와 매춘이 횡행하며, 밤 시간대에는 바깥 출입이 불가능할 정도다. 그는 '이곳에 사는 동안 두 차례나 갱단 등이 쏜 총탄에 창문이 박살났고, 바로 집 밖에서 10대 소년이 총에 맞아 숨진적도 있다"고 했다.
정씨는 생후 8개월인 1971년 부보님과 함께 미국에 와 하버드대 사회학과,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99년부터 이 지역 '뉴 호프 커버넌트 교회(New Hope Covenant Church)'의 일원으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하버드대 졸업 후 워싱턴D.C. 빈민가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후 활동을 하면서 봉사가 내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의대도 그래서 진학했어요."
정씨는 일주일에 사흘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시아 이민자들을 위한 병원인 아시안헬스서비스 산하 프랭크 갱 메디칼센터에서 소아과 의사로 근무한다. 나머지 나흘은 청소년 대상으로 방과후 과외학습과 멘토링을 병행하면서 지역사회 빈곤퇴치와 폭력추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캠패인과 주민들의 권익 챙기기도 그의 몫이다. 정씨는 주민들과 힘을 모아 지역 내 마약매매를 추방했으며 비위생적인 아파트를 방치한 소유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100만 달러를 받아내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정씨는 "학업을 포기하는 청소년이 많았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정씨의 이 같은 활동은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 유력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1면 톱 기사와 함께 두 개면에 걸쳐 자세히 소개됐다.
이 신문은 정씨에 대해 "아이비리그 교육은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꿨다"고 찬사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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