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독립영화제작 심사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 등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의 업무 보고와 관련, 시작 20여분 만에 정회가 선포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이어 업무 보고에 나선 조 위원장은 인사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발언을 저지당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여당에서도 사임하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결정을 못했다든지, 나갈 마음이 없다든지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문화부장관이 위원장의 사퇴를 추진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소송으로 번질 수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과연 업무 보고를 받아야 옳은지 의문이 든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한선교의원이“공감하기는 하지만 영진위원장의 인사와 업무 보고는 기관을 대표해서 하는 공적인 것이니 업무 보고를 계속하자”고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정병국 문방위원장은 “여야가 조 위원장의 업무 보고를 받을지 여부를 협의하라”고 권고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30여분간의 정회 후 영진위의 업무 보고를 유인물로 대체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영진위의 국감 준비 소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방위원들에게 처음 배포됐던 영진위의 ‘인사말씀’ 자료는 ‘2010년 6월21일 제291회 임시국회’라고 제목이 명기돼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표지는 실수로 그럴 수 있지만 자료와 내용이 임시국회 때와 거의 똑같다”며 “영진위는 국정감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조차도 “왜 이런 일이 빚어졌는지 당혹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면서 “기관장도 그렇지만 기관장을 모시는 조직원들이 사보타지 하는 것 아니냐”고 개탄했다.
정병국 위원장도 “심히 유감이다. 영진위는 국감을 받겠다는 것이냐”고 조 위원장을 꾸짖었다. 결국 문방위는 영진위의 국감 준비가 안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영진위 국감을 19일 다시 하기로 했다. 조희문 위원장은 업무 보고도 하지 못한 채 국감장을 떠나야 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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