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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매출 늘었는데 울상 짓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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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매출 늘었는데 울상 짓는 사연…

입력
2010.10.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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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 늘었다. 그것도 전년 대비 10% 넘게 매출이 급증했다. 그런데 인상은 구겨져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깊은 주름을 만들고 있다. 올해 극장가의 알다가도 모를 모습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전국 극장 매출액은 8,263억원(상영작 기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458억원)보다 10.8% 늘어난 수치다. 다른 산업 같으면 호황을 맞았다며 보너스 잔치를 벌여도 무방한 성과다.

지난해 연말 개봉해 올해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된 ‘아바타’의 공이 무엇보다 컸다. 그래도 올해 개봉작 매출만 따져도 7,015억원으로 지난해(6,811억원)보다 3% 늘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극장들의 속이 편치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관객들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은 1억498만명으로 지난해(1억1,001만명)보다 4.6% 줄었다. 올해 개봉한 영화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9,000만명이 찾아 지난해(1억27만명)보다 9.3%나 급감했다. 돈을 벌고 있지만 무섭게 손님 줄어드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 것이다. 긴장을 안 할 수 없다. 올해 개봉작 중 흥행 1위인 ‘아저씨’가 5일까지 모은 관객은 612만명. 지난해 개봉했으면 ‘아바타’ ‘해운대’ ‘국가대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등에 이어 5위에 그칠 성적이다.

관객이 줄었는데 매출이 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난해 7월 단행된 입장료 인상 효과가 반영됐고, ‘아바타’가 몰고 온 3D영화 열풍 덕을 봤다. 서울 평일 기준 일반영화 입장료는 8,000원인데 비해 3D영화 입장료는 1만3,000원이다.

한국영화만 따져보면 우려는 위기감으로 바뀐다. 관객은 4,412만명(상영작 기준)으로 지난해(5,497만명)보다 19.7%나 격감했다. 매출도 13.8%나 떨어졌다. 2000년대 한국영화의 선전을 연료 삼아 숨가쁜 성장세를 보여온 극장들 앞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올해 관객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지만 무엇보다 볼 영화가 별로 없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1년 중 가장 성수기인 여름 시장에 제작비 1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하지 않았던 영향도 적지 않다. 관객들의 시선을 일단 극장으로 끌어당길 화제작들이 없었던 것이다. 충무로는 2006년 ‘괴물’ 이후 제작비 100억원대 영화를 매년 여름 시장 선보였다. 이상규 CGV 홍보팀장은 “(본격적인 여름 시장인) 8월 첫 주부터 관객이 확 끌려들지 않았다. 볼 영화가 많지 않으니 3D영화 등 부가가치가 있는 영화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연초 ‘아바타’의 관객 싹쓸이를 올해 개봉작 관객 급감의 이유로 제시한다. 1년에 영화를 한 번 정도 볼 사람들이 ‘아바타’ 관람 후 더 이상 극장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설득력은 약하다. 2003년 연말 개봉한 ‘실미도’가 사상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2004년 한국영화시장은 팽창일로를 달렸다. 2005년 연말 극장에 걸린 ‘왕의 남자’가 1,200만 관객을 모은 2006년에도 ‘괴물’이 잭팟을 터트리며 호시절을 구가했다.

극장가 분위기는 당분간 음울할 듯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영화 투자가 줄어든데다 대형 영화가 극장에 걸리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정상진 씨너스이수 대표는 “지난해엔 제작비 10억원 영화를 저예산이라 했는데 요즘은 더욱 사정이 안 좋다. 당분간 극장들이 장사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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