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레이스가 육상계에서 제2의 ‘1마일 신화’를 창조할 것인지 전세계 육상팬들의 눈과 귀가 10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아식스 그랜드 10’대회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랭킹 1,2위인 케냐의 레오나드 코먼(22)과 미카 코고(24)가 10km레이스의 왕좌를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코먼은 지난달 26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열린 10km레이스에서 20여년 동안 꿈쩍도 않던 27분벽을 간단히 허물고 26분44초로 골인, 육상계를 경악케한 주인공. 그도 그럴 것이 10km레이스는 1984년 처음으로 27분벽을 넘어섰으나 26분대 진입엔 반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코먼에 앞서 내로라하는 건각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26분 돌파는 미완의 고지로 남아있었다. 올 시즌에도 43명의 주자들만 27분대 초중반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이에 따라 육상계는 코먼의 26분 돌파 ‘거사’를 육상계의 전설로 통하는 ‘1마일(1.6km)의 신화’에 비유한다. 1마일의 신화란 1마일을 3분대에 진입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54년 이전까지 육상계는 인간이 1마일을 4분내에 진입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옥스퍼드 의대생 로저 배니스터(영국)라는 아마추어 선수가 3분59초로 골인하고 나서 3분대 선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300명의 선수가 3분벽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따라서 코먼과 코고의 대결로 상징되는 이번 10km레이스에서도 다시 한번 26분벽이 깨지면 10km레이스의 바로미터는 26분대로 규정 지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27분01초의 기록을 갖고 있는 코고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진정한 10km부문 챔피언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사실 10km레이스는 코고가 한발 앞서 있었다. 코고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1만m(트랙) 동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26분벽을 허무는 선수가 나온다면 그것은 코고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코먼이 자신의 기록을 무려 17초나 앞당기는 괴력의 레이스를 선보여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에 반해 코먼은 무명의 시절을 보냈다. 키 174cm에 몸무게 54kg인 코먼은 주로 3,000m, 5,000m 크로스컨트리 등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했지만 1위를 차지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 무대였을 정도다. 그나마 두각을 나타낸 대회를 꼽는다면 2008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월드크로스컨트리 챔피언십대회 12km부문에서 ‘중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28ㆍ에티오피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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