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영국 런던에서 동성애 상대로 추정되는 하인을 폭행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이날 런던 중앙형사재판소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사우드 압둘아지즈 빈 나시르 알 사우드(34) 왕자가 지난 2월15일 런던 랜드마크호텔에서 하인 반다르 압둘아지즈(32)를 살해했으며, 이 과정에 ‘성적 요소’포함돼 있다고 배심원단에게 밝혔다. 사우드 왕자는 부친이 압둘라 사우디국왕의 조카이며 모친은 압둘라 국왕의 딸인 직계왕족이다.
검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압둘아지즈는 피를 흘린 상태에서 호텔방에 누운 채 숨져 있었고, 사우드 왕자는 쇼크상태에서 호텔 바닥과 자신의 옷에 묻은 혈흔을 지우고 있었다. 검찰 부검결과 압둘아지즈의 머리와 얼굴에서 심하게 두들겨 맞은 자국이 발견됐다. 검사는 “압둘아지즈의 왼쪽 눈은 뜨지 못할 정도로 부어있었고, 입술은 찢어지고 이빨도 조각나 부서져있었으며 목과 귀, 내장에서도 심한 상처가 발견됐다”며 “뇌에는 피가 고여있고, 갈비뼈도 부러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압둘아지즈의 뺨에 물린 자국이 발견됐는데, 이는 명백한 성적인 요인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우드 왕자는 런던에서 동성애자 시종을 고용했고, 동성애 남성 마사지사 관련 웹사이트를 수시로 검색하는 등 동성애 성향이 강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그가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압둘아지즈의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한 호텔 폐쇄회로TV 화면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사우드 왕자는 “압둘아지즈와는 친한 친구 사이일 뿐”이라며 동성애 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또 살인 혐의는 부인하고 과실치사 혐의만 인정하고 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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