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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더 특별하게… '기념일 기부'로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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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더 특별하게… '기념일 기부'로 훈훈

입력
2010.10.0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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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조금씩 아껴서 모은 생활비를 성금으로 낼 수 있다는 사실이 88세 생일을 맞은 나 스스로에게 큰 선물을 주는 느낌이에요. 남은 생이 많지는 않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나눔을 계속 실천해나가고 싶습니다.”

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원을 기부한 이용호(서울 용산구 한남동)씨는 자신의 생일을 뜻 깊은 나눔으로 기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이 낸 돈이 반드시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사실을 공동모금회에 거듭 당부했다.

경남 거제 출생으로 자수성가형 실업가인 이씨는 몇 년 전 고향 동문회에도 장학금 2,000여만원을 기부하고, 각종 재난재해가 있을 때마다 언론사에 성금을 전달하는 등 틈틈이 이웃사랑을 실천해왔다. 중소업체 대표인 그는 사무실에 30년 된 라디오와 20년 된 에어컨이 아직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몸에 밴 검소함으로 기부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씨처럼 본인이나 가족생일 등 특별한 날에 나눔을 실천하는 개인기부자들이 늘고 있다.

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의 첫 여성회원인 여행그룹 BT&I의 송경애(49) 대표는 본인의 생일인 2010년 2월14일을 기념해 2,010만 214원을 기부하는 방법으로 남편(8월28일)과 첫째 아들 생일(6월23일)에도 기부를 했다. 그는 결혼기념일(11월17일)에도 기부를 해 모두 1억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공동모금회와 한 상태다.

생일 말고도 결혼과 출산 등에 맞춰 뜻 깊은 기부를 하는 개인들도 늘고 있다.

제주에 살고 있는 우은배(59)·박인옥(59)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제주도 공동모금회를 방문해 1,000만원을 기부했다. 우씨 부부는 “30주년이라는 특별함을 기념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다가 기부를 택하게 됐다”며 “도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경북 김천의 현인(36)·류경(36)씨 부부도 지난해 12월 첫 딸 송이의 돌을 맞아 100만원을 경북 공동모금회에 아이 이름으로 전달했다. 현씨 부부는 “5년 만에 어렵게 얻은 아이의 첫 생일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며 “송이도 커서 우리와 함께 기부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천영호(31) 이경은(31)씨 부부는 1월23일 자신들의 결혼식 날 받은 자신들의 축의금 중 100만원을 경기도 공동모금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개인이나 가족들이 맞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 훗날 돌아봤을 때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이 이 가운데 가장 보람되고 기분 좋을 것 같다며 기부를 택하는 분들이 많다”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 늘어 사회 전반적으로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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