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첫서리, 첫얼음, 단풍이 관측되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보인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평년(1971~2000년) 기준으로 대관령에 첫서리가 내리는 날은 10월 3일. 그런데 1971년부터 1990년까지 20년 동안 평년보다 서리가 늦게 내린 것은 8차례다. 반면 91년부터 올해까지 평년보다 늦은 경우가 15차례나 됐다. 첫 얼음도 마찬가지다. 평년 대관령에서 첫 얼음이 언 날은 10월 6일. 70년대에는 평년보다 늦은 경우가 2차례, 80년대 5차례, 2000년대 8차례로 계속 늦어지는 추세가 뚜렷했다. 특히 2001년에는 평년보다 26일이나 늦은 11월에, 2006년에도 평년보다 24일 늦은 10월 30일에 첫 얼음이 생겼다.
단풍도 다소 늦어지는 추세다. 평년 기준으로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관측되는 시기는 9월 27일. 2000년부터 올해까지 첫 단풍이 평년보다 이른 경우와 늦은 경우가 각각 5차례로 같았지만 2007년부터 올해까지 각각 모두 2~8일 정도 평년보다 늦었다. 2005년 이후 평년보다 더 빨리 첫 단풍이 든 건 2006년이 유일하다. 기상청은 산 전체의 약 20%가 단풍으로 물들면 ‘첫 단풍’으로 기록한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에서도 쌀쌀해야 할 가을과 추운 겨울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해진 탓”이라며 “수십 년 내에 충청이남 지역은 여름이 길고 겨울이 눈에 띄게 짧은 아열대 기후가 관측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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