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포스트시즌은 ‘새 역사’와 연관이 깊다. 2007년 SK와 한국시리즈 때는 먼저 2승을 거두고도 4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 후 4연패는 두산이 처음이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은 롯데를 상대로 첫판 패배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를 내주고도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첫 번째 팀으로 기록됐다. 두산은 그러나 SK와 플레이오프에서는 2연승 후 3연패로 침몰했고, 이 또한 첫 번째였다.
두산이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두산은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1-4 대승을 거두고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했다. 1, 2차전 패배 후 3연승은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처음이다. 반면 11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던 롯데는 2연승 후 3연패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정규시즌 2위 삼성과 3위 두산 간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는 7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개막한다.
단기전은 역시 선취점
준플레이오프 5경기 가운데 3차전을 제외한 4경기가 선취점을 얻은 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역대 준플레이오프를 통틀어서는 55경기 중 40경기다. 확률로는 무려 73%.
특히 두산은 1승2패로 몰린 4차전에서 먼저 2점을 얻으며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하더니 11-4 대승을 거뒀다. 또 5차전에서도 2회 2점을 선취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왜소해진 거인의 선발 마운드
롯데의 강점은 막강 화력과 안정된 선발 마운드. 이대호 홍성흔 등이 포진한 타선은 긴 설명이 필요 없고, 송승준(14승) 장원준(12승) 사도스키(10승) 이재곤(8승) 등으로 이뤄진 선발진도 제법 탄탄하다. 롯데는 정규시즌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하) 63회로 8개 구단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차전 사도스키(6이닝 무실점)를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송승준은 1차전에서 5와3분의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데 이어 5차전에서는 2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차전 선발 이재곤은 5이닝 6실점(4자책)으로 패전을 떠안았고, 4차전 선발 장원준은 4와3분의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주연보다 빛난 조연 용덕한
포수 용덕한(29)은 정규시즌에서 양의지(23)에게 밀려 백업신세를 면키 어려웠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4, 5차전에서 용덕한의 활약은 SK 박경완이나 롯데 강민호 못지않았다. 용덕한은 4차전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 5차전에서도 결승타를 비롯해 3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날았다.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9타수 6안타(0.667) 4타점.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45표를 받은 용덕한은 준플레이오프 MVP(상금 300만원)로 선정됐다. 용덕한은 “2패를 당한 뒤 선수들끼리 이길 수 있다고 믿고 다시 시작했는데 모두 너무 잘해줬다”며 “삼성은 중간 투수들과 중심 타선도 좋을 뿐더러 뛰는 야구까지 하니까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도 강하니까 해볼 만 하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잠실=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김경문 두산 감독= 뜻하지 않은 하위 타선에서 큰 활약을 해서 이겼다. 롯데나 우리나 후회없는 경기를 한 것 같다. 대구로 건너가 연습하면서 김현수와 정수빈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또 마무리 투수 이용찬과 중간 계투요원 김성배가 들어오니 피곤한 선수들은 뒤로 빼고 덜 던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어느 팀이 이겨도 팬들이 박수칠 수 있는 명승부를 이끌어내겠다. 1차전 선발은 내일(6일)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겠다.
▲선동열 삼성 감독= 두산이 플레이오프 상대가 될 줄 알았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은 두산이 긴장한 탓인지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3차전부터는 제 모습을 보여주면서 승리한 것 같다. 우리도 열흘간 컨디션 조절을 잘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줄 것이다. 3일 훈련, 1일 휴식으로 플레이오프를 대비했다. 청백전 3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고, 큰 경기에 대비한 수비 전술훈련에 중점을 뒀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페넌트레이스와 같은 방법으로 운영하겠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은 잘 됐다. 선수들이 젊은 만큼 기동력을 바탕으로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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