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통합이 무산됐던 경기 수원, 화성, 오산 등 경기 남부권 3개 도시에 '통합 훈풍'이 다시 불고 있다. 이들 3개 시는 최근 시 행사를 공동 개최하는가 하면 기피시설 이용 혜택 부여, 통합 관광상품 개발 등 각종 시정운영을 함께하는 등 선(先) 정서적 통합 분위기를 조성해가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7~10일까지 수원 행궁 광장 일대에서 개최되는 제 47회 수원 화성문화제에는 수원시를 비롯해 화성시, 오산시의 주요 인사가 모두 참가한다. 이들 3개 시는 내년부터 아예 화성 문화제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축제기간 중 융릉(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합장릉)에서 열리는 융릉제향은 화성시 주관으로 개최하고, 효행상은 염태영 수원시장과 채인석 화성시장 공동명의로 시상한다.
수원시는 특히 수원시민들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연화장(화장 시설) 이용료 할인 혜택을 올해 말까지 화성과 오산 시민들에게도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화성과 오산 시민들의 연화장 이용료는 현재 100만원에서 수원시민 수준인 10만~30만원 선으로 대폭 내려간다.
수원시는 주요 관광지를 버스로 순회하는 '수원 시티 투어'를 화성 융건릉과 용주사까지 확대 운영키로 했다. 최근 제 7호 태풍 곤파스로 화성시 농가가 큰 피해를 입자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이 수해 복구 및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8월에는 화성시 화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수원ㆍ화성ㆍ오산시 공직자 축구동호회 친선 축구대회도 열었다.
3개 시는 이외에도 첨단 정보기술(IT)산업단지 유치, KTX 중간 역사 공동 유치, 정조대왕 효자상 공유 및 확산 운동 등 정서적 통합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3개 시는 통합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으며, 통합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로드맵 중의 하나"라며 "통합시 지원 특별법에 따른 구체적인 시행령이 제정되면 본격적인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염 시장은 그러나 "이런 변화가 통합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행보라고 보기엔 아직 시기 상조"라며 "3개 시가 (통합에 대해) 최소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천천히 분위기를 형성해가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들 3개 시는 지난해 9월부터 행정구역 자율 통합 논의를 벌였으나 화성ㆍ오산시가 "포화상태에 이른 수원이 화성과 오산으로 세를 확장하면 두 시는 변방으로 전락한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이들 3개 시가 통합되면 면적 852㎢에 인구 175만명에 이르는 거대도시가 된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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