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4곳 가운데 3곳은 ‘한국 주식을 더 사라’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이미 13조원이상 어치를 사들였지만, 앞으로도 ‘바이 코리아(Buy Korea)’는 계속될 전망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주요 외국계 IB 8개사를 대상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조사한 결과,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6곳은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안에 코스피지수가 1,900포인트선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고, 도이체방크는 내년말 2,150대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IB들이 한국 증시를 좋게 평가하는 근거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성장세와 기업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진다는 점 ▦외국인 투자 비중이 2008년 28%에서 올해 32%로 증가하는 등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 ▦한국 증시가 태국 등 다른 아시아시장에 비해 30%정도 저평가돼 있는 점 ▦원ㆍ달러 환율이 6개월~1년안에 1,0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등 원화 강세가 기대된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JP모건은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낮췄고,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외국인 자금에 의존도가 높아진 데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특히 RBS는 대거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때를 걱정했다. RBS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 변동성이 높은 아시아 증시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IB들은 또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 유럽의 수요 둔화로 인한 한국 수출산업 위축 ▦북한 리스크를 한국 증시에 잠복해있는 악재로 꼽았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위원은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시장을 선호하고 있어 한국 증시는 추가 상승할 여지가 많지만,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또 최근 3개월간 10% 가량 급등한 중국과 홍콩 증시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국내 증시에 관심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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