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뜬다.’
수많은 자료가 쏟아지는 국정감사 시즌에는 의원과 보좌진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그 중 하나가 눈에 띄는 ‘소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 국감에서도 초반부터 다양한 소품들이 등장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4일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비무장지대(DMZ)에 조성되고 있는 평화 자전거 누리길에서 수거한 실물 대인지뢰를 국감장에 갖고 나와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은 “안전 문제를 철저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재래시장에서 사온 배추와 상추, 양배추를 꺼내 들고 최근 채소값 폭등 문제에 대해 따졌다. 전 의원은 윤증현 장관에게 각 품목의 가격을 일일이 거론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외교통상부 국감에서 2차원 바코드로 불리는 ‘QR코드’가 담긴 정책자료집을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QR코드는 ‘빠른 응답’(Quick Response)을 뜻하는 흑백 격자무늬 그림으로, 스마트폰 등으로 찍으면 내장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의원은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의 한국 사회 적응실태를 분석한 보고서의 마지막 장에 QR코드를 넣어 스마트폰으로 사할린 영주 귀국자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같은 당 진성호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 태블릿 PC(휴대용 소형 PC)를 사용해 유인촌 장관의 보고를 촬영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전통적 방식인 ‘책’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2010 국정감사 정책연구 시리즈’로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전환과 과제’(298페이지)와 ‘재정위험관리 및 세출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243페이지)라는 수준 있는 책자를 잇따라 내놔 ‘국감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회 관계자는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한 소품이 아니라 내실 있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이라야 의미 있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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