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회 전국체육대회의 개회식이 6일 열린다. 이번 개회식은 145분간 ‘하늘의 소리’ 테마로 열릴 예정이라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개회식은 가장 흥겨운 무대가 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스는 5일(한국시간) ‘황당했던 오프닝 세리머니 11선’을 소개했다. 88년 서울올림픽 성화 점화 장면이 황당 세리머니에 포함되는 치욕을 안았다.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평화의 상징인 하얀 비둘기가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의 하늘을 수 놓는 광경은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하지만 세리머니 연출을 위해 푼 비둘기가 성화대로 날아들었고, 성화가 점화되는 순간에 비둘기 깃털들이 타버리면서 ‘평화의 상징’ 컨셉트를 무색하게 했다.
2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립싱크 논란’도 황당 세리머니에 포함됐다. 당시 개막식에서 유명 아역 CF 스타 출신인 린먀오커라는 9살 소녀가 중국 노래 을 부르는 장면은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린먀오커는 깜찍한 외모에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린먀오커는 입만 벙긋했고, 실제로는 다소 촌스러운 외모를 가진 7살의 양페이라는 다른 아이가 노래를 부른 것으로 밝혀져 대륙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양페이는 당시 중국의 한 주간지에 의해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김아중이 못생긴 립싱크 전문 가수로 출연한 한국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연상케 한다.
지난 4일 끝난 골프 국가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도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팀 캡틴 코리 파빈은 라이더컵의 오프닝 행사에서 팀 선수들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한 명을 빼먹고 말았다. 스튜어트 싱크는 자신을 깜박 잊어버린 주장에게 손을 들면서 황당한 눈빛을 보냈고, 파빈이 뒤늦게 이를 알아차린 뒤 싱크를 소개해 장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94년 미국월드컵 개막식에서 가수 다이애나 로스의 이해할 수 없었던 승부차기 퍼포먼스도 이름을 올렸다. 인디펜던스는 승부차기 뒤 임시 골대가 무너지는 장면을 연출한 것을 놓고 “당시 축구가 미국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라 주최국은 월드컵 세리머니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2004년 슈퍼볼에서의 자넷 잭슨 가슴 노출 사건과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의 ‘우주 정거장 샬루트6호’와 위성 연결 시도,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 미국이 킹 에드워드 7세에 무례를 범한 사건 등이 불명예 11선에 뽑혔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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